['오금비'종영②] 허정은, '인생배우' 예약합니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1-11 08:37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아역 배우 허정은의 미래를 응원한다.

KBS2 수목극 '오 마이 금비'가 11일 종영한다. '오 마이 금비'는 니만피크병에 걸려 죽어가는 열 살 짜리 아이 유금비(허정은)와 그를 돌보는 아빠 모휘철(오지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이민호-전지현이라는 거대 한류스타를 앞세운 SBS 수목극 '푸른바다의 전설'이나 남주혁-이성경 등 청춘 스타에게 올인한 MBC 수목극 '역도요정 김복주' 등의 경쟁작과 달리 열 살 짜리 아역 배우 허정은에게 타이틀롤을 맡겨 방송 전까지만 해도 최약체로 분류됐었다. 아무리 오지호 박진희 오윤아 등 베테랑 배우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열 살 어린이가 거대 스타 마케팅에 어떻게 맞설 수 있을것인지 우려의 시선이 쏠렸다. 또 어린이 희귀병이라는 소재 자체가 드라마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시청률 면에서 봤을 땐 '푸른바다의 전설'에 미치지 못했더라도 '역도 요정 김복주'는 여유있게 제쳤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평도 호평이 주를 이룬다. '오랜만에 감동적인 무자극 드라마를 봤다'는 의견이 많다. 수목극 최약체로 분류됐던 '오 마이 금비'가 나름의 반전을 쓴 것이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누가 뭐래도 타이틀롤 유금비 역을 맡은 허정은의 공이 컸다.


허정은은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연기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초반에는 똑 부러지고 야무진 어린이로서의 매력을 발산했다. 철 없고 대책 없는 아빠 모휘철을 훈계하며 바른 길로 인도(?)하는 모습은 큰 웃음 포인트가 됐다. 남자친구 황재하(빅민수)와 알콩달콩 데이트를 즐길 때면 또래 아이다운 순수하고 귀여운 매력이 터져나와 시청자를 엄마미소 짓게 했다.


극이 중후반부에 접어들고 유금비의 병세가 악화되고 나서는 매회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명연기를 펼쳤다. 모휘철을 자신의 아빠로 받아들이는 모습, 자신이 니만피크병에 걸려 기억을 잃다 죽게된다는 걸 알고 있다고 덤덤하게 고백하는 모습, 죽는 게 꼭 무섭고 나쁜 것만은 아니라며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 등 능수능란하게 자신의 감정을 풀어내는 허정은의 연기력은 놀라울 뿐이었다. 특히 똘똘하던 유금비가 니만피크병 증세가 나타날 때면 텅빈 눈빛으로 돌변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까지 내려앉게 만드는 탁월한 표현력이었다.


이처럼 허정은은 단순 '아역 배우'라고 부르기엔 아까울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성인 연기자조차 쉽지 않았을 듯한 작품을 고사리 손으로 훌륭히 마무리지은 것이다.

이제 열 살 어린이인 만큼 허정은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대로 쭉 자라준다면 10년 뒤에는 보다 많은 팬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대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갖게 만든다. '허정은의 출연작이라면 무조건 봐야겠다'고 할 수 있는 '믿고보는 배우' 말이다. 그 날까지 시청자들은 허정은의 꽃길을 응원할 것이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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