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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하늘(39)이 "남편의 사랑으로 떨어진 자존감을 회복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치정 멜로 영화 '여교사'(김태용 감독, 외유내강 제작)에서 계약직 여교사 박효주 역을 맡은 김하늘. 그는 4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김하늘은 '여교사'에서 고등학교 계약직 교사로 만년 작가 지망생인 오래된 남자친구(이희준)와 특별할 것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인물을 연기했다. 정교사 전환을 유일한 희망으로 여기며 하루하루를 버텼지만 갑작스러운 이사장 딸 추혜영(유인영)의 등장에 희망을 잃게 된 박효주. 삶에 지친 여교사 박효주의 어둡고 쓸쓸한, 그리고 질투에 사로잡힌 욕망을 연기한 김하늘은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김하늘은 '여교사'에 앞서 2002년 MBC 드라마 '로망스'를 통해 선생님 역을 소화해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15년 만인 2017년 스크린에서는 '로망스' 때와 180도 다른 '여교사'로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 제자 최관우(김재원)에게 벌을 내리며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라며 울먹이던 국어 선생님 김채원은 잊어도 좋을 섬뜩한 인생 연기를 펼쳤다.
지난해 3월 1세 연하의 일반인 사업가 최진혁 씨와 결혼한 김하늘은 결혼 후 첫 작품인 여교사에 대해 "대본 읽으면서 '이건 내 영화가 아니구나' 싶었다.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당연히 내게 온 대본이라 박효주란 인물에 감정 이입을 하고 봤는데 연기라곤 하지만 박효주가 가진 감정이 너무 힘들더라.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닌 것 같다'며 포기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끝까지 대본을 읽고 나서 기분이 너무 나빠서 대본을 확 덮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를 읽고 난 뒤엔 박효주의 엔딩 감정이 오래 남더라. 내가 박효주를 놓치고, 안 하면 후회와 미련이 많이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웃었다.
이어 "여자 매니저가 있는데 그분에게 연락을 해서 '여교사'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김태용 감독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용 감독을 만날 당시 출연 결정을 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계속 기분이 이상했다. 불안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효주라는 인물이 가진 상황 자체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 혼자 서 있는 느낌인데. 그 여리여리하고 아무것도 없는 인물이 결국 무릎까지 꿇게 되지 않나? 그 상황이 너무 속상했다.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고 표현했지만 감당하기에 화도 나고 불편했다"고 설명했다.
불편한 감정에도 '여교사'를 선택한 이유는 작품에 대한 신뢰도 있었지만 지금의 남편의 사랑때문이라고. 김하늘은 "'여교사'를 선택할 때 너무 행복한 시기였다. 정말 사랑받는 시기였다. 그런 시기가 아니었으면 망설였을 것 같다. 배우가 작품에 연기할 때 몰입되고 빠지는데 이 '여교사'를 할 때 그 안에 감정을 연기하면 너무 아플 것 같았다. 박효주의 감정 상태에 빠져 치유가 되지 않으면 다음날 갔을 때 너무 지쳐있을 것 같았는데 다행히 행복한 시기였기 때문에 감정 발란스가 잘 맞았다. 오히려 효주를 연기할 때 힘이 났다. 배우가 연기할 때 컨디션이 중요한데 그걸 지금의 남편이 많이 도와줬다"고 고백했다.
지난 3일 열린 '여교사' VIP 시사회에 남편을 초대했다는 김하늘은 "남편이 '여교사'를 본 후 내게 '멋있다'고 말해줘 뿌듯했다"고 밝혔다.
한편, '여교사'는 계약직 여교사가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과 자신이 눈여겨보던 남학생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질투를 그린 작품으로 김하늘, 유인영, 이원근이 가세했다. 국내 최연소 칸국제영화제 입성, '거인'으로 '제36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충무로 기대주'로 떠오른 김태용 감독의 신작이다. 오늘(4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필라멘트픽쳐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