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사람이 곧 예능" 나영석PD의 맥락있는 '신혼일기'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12-30 10:26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요리왕' 이서진은 '삼시세끼'가 되고, '사랑꾼' 안재현은 '신혼일기'가 된다.

tvN은 30일 나영석 PD가 안재현 구혜선 부부의 이야기를 그리는 신규 프로젝트 '신혼일기'를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사람이 곧 예능인 그의 철학이 이번에도 드러났다.

'신혼일기'는 가상 연애, 가상 결혼이 아닌 진짜 연예인 부부가 등장해 리얼한 신혼 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 깨소금 넘치는 신혼부부의 정석을 뽐내고 있는 안재현, 구혜선 부부가 출연해 알콩달콩한 일상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줄 예정이어서 결혼을 꿈꾸는 청춘들, 신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뜨거운 관심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신혼일기'가 눈길을 모으는 것은 우선 나PD가 그간 선보여 온 방송과는 사뭇 다른 프로그램 성격 때문이다. 그간 KBS '1박2일'을 비롯해 tvN 이적 후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시리즈, '신서유기'로 대변되는 여행 코드와 리얼 버라이어티 성향이 조금은 옅어진 분위기다.

'삼시세끼'에서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자급자족 생활기를 그려내기는 했으나, 신혼의 달달함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 자체가 이색적.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신혼의 풍경이지만 일상을 마법으로 풀어낸 나 PD의 연출이 더해져 일반적인 상상과는 또 다른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신규 예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재미있다. 앞서 나 PD는 '1박2일'에서 게스트로 연을 맺은 이서진을 '꽃보다 할배'의 짐꾼으로 발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서진은 여행 중 간단하지만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는데, 이때 나PD가 농담처럼 던졌던 '요리왕 이서진'이 '삼시세끼'의 초석이 됐다.


그렇게 탄생한 '삼시세끼'는 예능의 트렌드를 바꾸는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자급자족으로 세 끼를 해결하는 과정이 예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이서진조차도 "망할 거라 생각했다"고 고백 했을정도. 하지만 시골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생고생 세끼 해결 과정은 이제껏 보지 못한 신선함이었고, 일상에 지친 시청자들은 진정한 '힐링 예능'이라며 열광했다.

'신서유기' 또한 마찬가지.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수근이라는 라인업 탓에 중국판 '1박2일'이 되지 않을까란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나영석PD의 선택은 또 옳았다. '신서유기'는 제작진이 목표했던 2,000만 클릭을 배로 뛰어넘는 4,000만뷰를 돌파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장소와 플랫폼의 차별화를 200% 활용, '1박2일'은 물론 여타 프로그램과 다른 매력도 확실히 어필했다.


나 PD는 이번에도 '신서유기'에서 새롭게 인연을 맺은 안재현의 매력을 새 예능으로 승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신서유기'에서 슬쩍 슬쩍 맛보기로 등장했던 '구님'과의 러브 스토리를 캐치해 '신혼일기'라는 새로운 판으로 연결 시킨 것이다.

이는 앞서 '삼시세끼'의 출발 과정과도 닮아 있다. 요리하는 이서진이라는 장면에서 '삼시세끼'의 영감을 얻어낸 것처럼, 구혜선과 안재현의 다정한 모습을 통해 '신혼일기'라는 기획이 그려졌을 것. 억지로 짜낸 새 아이디어가 아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대로 생각을 확장하게 바로 나 PD만의 방식이다.

인재 등용과 용병술에 탁월한 나 PD가 안재현의 손을 잡은 것은 또 다시 '신의 한 수'가 될까? 벌써 기대를 자극하는 '신혼일기'는 오는 2월 3일 오후 9시 20분 시청자를 찾아온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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