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올해의 '악역'이다.
올해는 드라마 '시그널' '동네변호사 조들호' '낭만닥터 김사부', 영화 '검사외전' '마스터' 유난히 '정의를 실현하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그 누구보다 독하고 악한 악역 캐릭터들이 드라마의 재미를 극대화 시켜주며 시청자들에게 선한 이들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 시청자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 악역은 지난 11월 12일 종영한 tvN 'THE K2'(연출 곽정환, 극본 장혁린)로 1998년 SBS '미스터Q' 이후 18년 만에 악역에 도전한 송윤아다. 송윤아가 연기한 유력 대권주자 장세준(조성하)의 아내이자 JB 그룹 가문의 맏딸 최유진은 대중에게는 사랑을 위해 자신의 배경도 버린 로맨티스트이자 현모양처로 이미지 메이킹 된 인물이지만 뒤에서는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냉정한 여인이다.
자신의 앞날을 위해 버린 양딸 고안나(윤아)에게 서슬 퍼런 분노를 퍼붓거나 이복동생 최성원(이정진)과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정도의 대립각을 세우는 최유진은 안방 공기를 얼려버릴 만큼 강렬했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들 정도의 서늘하면서도 강렬한 송윤아의 연기는 '악역 역사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았을 정도다.
연말에 송윤아가 있었다면 연초에는 장현성이 있었다. 장현성은 tvN '시그널'(연출 김원석, 극본 김은희)에서 출세를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즈려밟을 뿐 아니라 협박이나 회유 등 비도적저인 일도 마다하지 않은 경찰청 수사국장 김범주 역을 맡았다.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 쓴 박해영(이제훈)의 형 뿐 아니라 자신의 부하인 이재한(조진웅)까지 죽음으로 몰고간 악하디 악한 인물. 장기미제전담팀이 자신이 숨기고 싶은 사건에 점점 가까워지자 이를 막기 위해 사사건건 음모까지 꾸몄다.
특히 극중 인주사건을 조작한 후 이에 분노하는 이재한을 앞에 두고 "피해자를 만나 봐라"고 말하며 태연하게 립밤을 바르는 장면은 시청자의 엄청난 분노를 자아냈다. 포털 사이트에는 장현성의 연관 검색어로 '립밤'이 나타났을 정도다.
2016 충무로에서 관객의 분노를 몽땅 가져간 사람은 전국 누적관객 1156만5479명을 동원한 히트작 '부산행'(연상호 감독)에서 천리마고속 상무 용석 역을 맡은 김의성이다. 갑자기 닥친 재난 상황에서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안달이 난 용석은 나 하나만 살면 된다'라는 일념 하나로 온갖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아 '부산행'을 보는 내내 주먹을 쥐게 했다.
관객의 뜨거운 분노(?)에 김의성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러 사람이 저한테 '명존쎄(명치를 세게 때리고 싶을 정도로 얄밉다)' 하고 싶다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부산행' 1200만 관객이 넘어가면 마동석 씨에게 한 번 해달라고 할게요'라며 아찔하고 위험한 1200만 공약을 걸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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