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월계수', 다된 러브라인에 신파 뿌리기?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2-26 10:02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왜 신파를 넣어야만 했을까.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극중 커플들에게 닥친 위기를 예고하며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25일 방송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나연실(조윤희)이 최곡지(김영애)의 애원과 홍기표(지승현)의 협박에 이동진(이동건)과 이별을 결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나연실은 "정말 잘 하겠다"며 매달렸지만 최곡지는 홍기표라는 존재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나연실을 거부했다. 결국 나연실은 이동진과 이별을 결심, 이별 선물로 맞춤 양복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츄커플' 민효원(이세영)-강태양(현우) 커플도 위기를 맞았다. 강태양은 예비 장모님 고은숙(박준금)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최지연(차주영)이 복병으로 작용했다. 최지연은 강태양과 민효원에게 독설하며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으려 했지만 실패했고, 민효상을 부추겨 결혼을 서둘렀다.

'차란커플' 복선녀(라미란)-배삼도(차인표)는 치매와 불륜이라는 클리셰를 따라갈 것인지 우려를 자아냈다. 배삼도는 첫사랑 오영은(최지나)에게 마음이 흔들렸고 복선녀를 속인채 오영은을 쫓아다녔다. 복선녀는 남편이 이상행동을 보였던 것이 오영은의 존재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좌절했다. 그런 가운데 복권을 숨긴 위치를 잊어버리거나 단어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건망증 증세를 보여 시청자를 불안하게 했다.


당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밝고 유쾌한 커플들의 사랑 전쟁을 그리며 시청자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초반에는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끔찍히 위하는 차란커플의 코믹 로맨스로 확실히 기초를 다졌고, 중반부터는 아츄커플의 알콩달콩한 직진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연애 세포를 깨우며 상승세를 탔다. 그리고 답답한 행보를 걸었던 나연실-이동진 커플까지 사랑에 골인, 따뜻하고 경쾌한 가족극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연실이 눈물로 이별을 결심하고, 최지연의 존재로 남매간의 결혼 전쟁이 예고되고, 배삼도의 불륜 위기와 복선녀의 치매 증상 우려까지 겹치며 신파 분위기로 돌변하고 있다. 이런 전개라면 어떤 에피소드가 그려질지는 뻔하다. 이동진은 나연실을 그리워하고, 아픈 아들을 지켜보던 최곡지는 결국 마음을 바꿔 나연실을 데려올 것이다. 민효원과 강태양은 최지연의 계략으로 결혼 위기에 당면하지만 위기를 이겨내고, 배삼도는 첫사랑을 만나고 심적 외도를 행했지만 치매 증상으로 아픈 아내를 보고 깊이 반성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이런 구성이라면 극의 분위기는 절대적인 신파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이미 나연실의 눈물 이별로 발생한 신파극조차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통통 튀는 매력을 반감시킨다는 평이 지배적인데, 총체적 위기를 맞게된다면 시청자들 또한 마음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최근 시청자들이 바라는 드라마는 막장이나 신파가 아니라 건강하고 메시지가 담긴 웰메이드 작품이기 때문이다.


과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뻔한 신파 대신 기존의 매력 포인트를 잘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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