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작가님, 우리 배우 살려주세요!"
올해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을 얻은 드라마들 중에는 유난히 주인공의 '새드엔딩'을 예감케 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시작부터 주인공의 죽음을 전제로 하거나 극 전개 내내 주인공의 죽음을 연상시키는 복선을 심기도 했다. 이에 해당 드라마의 팬들은 주인공의 죽음과 생존을 가르는 단서와 복선을 찾기 위해 탐정이 되기도 했고 드라마 관련 인기 게시판에 "우리 배우 살려주세요"라고 글을 올리며 '구명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주인공 구명운동의 시작은 tvN '시그널'(연출 김원석, 극본 김은희)의 조진웅(이재한)이다. 현재와 과거를 오고 가는 '시그널'은 첫 방송부터 '현재'의 조진웅은 행방불명된 상태인 걸로 설정했고 '과거'의 조진웅의 누군가가 휘두룬 둔기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을 그려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며 미해결 사건을 해결하고 과거를 바꾼다는 설정 때문에 시청자들에게는 과거가 바뀌어 조진웅이 살아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됐다.
극중 조진웅의 남다른 정의감과 책임감, 안타까운 사연 등이 상세하게 그려질 때 마다 팬들은 사이에서는 조진웅의 생존을 바라는 목소리가 더욱 빗발쳤다. 네티즌들은 주인공들의 대사와 장면, 소품, 심지어 포스터 까지 세심하게 분석하며 '조진웅 생존' 복선을 찾아 나서기도 했고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마다 '이재한, 살려야 한다'라는 슬로건이 내걸었다.
현재 네티즌들의 '구명운동' 대상이 된 주인공은 tvN '도깨비'(연출 이응복, 극본 김은숙)의 타이틀롤 도깨비 김신 역의 공유다. 수백년 전 무신으로서 왕과 나라를 지키던 김신은 역적의 누명을 쓰고 전장에서 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이유로 신으로부터 '영생'이라는 벌을 받았다. 9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겼던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보던 그의 소원은 자신의 가슴에 꽂힌 검을 뽑고 죽여줄 수 있는 도깨비 신부를 찾는 것. 다시 말해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의 만남은 곧 도깨비 공유의 죽음이다.
'도깨비'와 공유의 인기가 치솟고 공유와 도깨비 신부로 '추정' 되는 김고은의 로맨스가 더욱더 달달해 질수록 팬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공유가 죽지 않고 김고은과 해피엔딩을 맞이하길 바라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방송분에서 김고은의 미래를 보게 된 공유가 김고은의 곁에 자기가 없다는 걸 알게 돼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과연 '도깨비' 팬들의 바람처럼 공유가 검을 뽑아 죽지 않고 김고은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도깨비 뿐 아니라 인어의 구명운동도 한창이다. SBS '푸른 바다의 전설'(연출 진혁, 극본 박지은)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 뭍으로 올라온 인어 전지현(심청)에 대한 이야기다. 팬들은 전지현과 이민호(허준재)가 수백년 전 전생에서 안타깝게 이루지 못한 사랑을 현생에서 완성해 해피엔딩을 맞이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전지현의 죽음을 예상케 하는 복선들 때문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카메오 출연했던 남자 인어 조정석은 전지현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뭍으로 올라온 인어는 그 사람과 이어지지 않는다면 심장이 정지돼 죽고 만다고 귀띔을 한 채 죽음을 맞이 했고, 최근 방송분에서는 거품이 돼 죽은 동화 '인어공주'의 이야기가 의미심장하게 다뤄져 팬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푸른 바다의 전설'과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2 '오 마이 금비'(연출 김영조·안준용, 극본 전호성)의 타이틀롤인 허정은(오금비) 역시 네티즌의 구명운동 명단에 포함돼 있다. 극중 허정은이 연기하는 금비는 어른 보다 더 어른스럽고 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10살 소녀다. 지하철 노선도를 외울 뿐 아니라 냉정하게 시시비비를 가릴 줄 아는 똘똘한 아이기도 하다.
하지만 허정은은 점점 기억을 잃어가다가 몸도 움직이기 힘들고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죽는 휘귀병인 '니만-피크병' 환자다. 최근에는 허정은의 병세가 더 악화돼 오지호(모휘철)을 알아보지 못하는 장면까지 전파를 타 시청자의 마음을 찢어지게 했다. 이에 매 방송이 끝날 때마다 "금비 살려주세요"라는 시청자 청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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