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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일 년에 단 하루만 존재하는 '우주피스 공화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구는 7천여 명. 여의도의 4분의 1도 안 되는 작은 나라다. 우주피스 공화국은 매년 4월 1일 0시부터 24시까지 딱 하루만 세상에 존재하는데 대통령과 외무부 재정부 문화부 국방부 등 행정 기관도 마련돼있다. 계절마다 색이 변하는 손바당 모양의 국기, 그리고 이곳에서만 통용되는 화폐 우주스도 있다.
사실 이 나라는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 안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유대인들의 거주 지역이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에 의해 유대인이었던 주민 대부분이 몰살당하면서,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의 무덤이 더 많은 폐허 마을이 되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날 예술가들은 자유롭고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단 하루만이라도 모두가 바라는 나라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고, 강 건너 마을이라는 뜻의 우주피스 공화국으로 이름을 정했다. 또한 거짓말 같은 나라라는 의미에서 1997년 4월 1일 만우절을 기념해 독립을 선언했다.
'우주피스 공화국'의 존재가 점차 알려지자 매년 만우절에는 입국 심사대가 생겼다. 그날은 우주피스 공화국 곳곳에 벽화와 예술 작품이 전시되며 나라 전체가 축제 분위기가 된다. 이에 입국 심사대는 항상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유명인들은 물론 리투아니아 대통령도 매년 축하사절단과 함께 직접 방문했다.
특히 전 세계에는 200여 명의 우주피스 공화국 대사들이 활동 중인데, 한국 대사는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의 하일지 씨다. 농담처럼 시작된 나라가 이제는 전세계인이 모두 찾아가고 싶어 하는 곳이 된 것. 예술가들이 만든 우주피스 공화국으로 인해 리투아니아의 빈민가는 웃음과 예술이 가득 찬 나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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