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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8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하는 조인성과 장르 불문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하는 정우성, 그리고 '일당백' 신 스틸러 배성우와 '충무로 기대주' 류준열까지. 정유년인 2017년 1월, 충무로 '왕들의 만찬'으로 포문을 연다.
먼저, '더 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은 "한국 사회의 부조리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나라에는 마당놀이처럼 전통적인 풍자가 있지 않나? 풍자와 해학, 그리고 감동이 있는 문화가 있는데 '더 킹'도 그런 의미로 만들게 됐다. 사회의 부조리함을 더 크게 느끼고 한번쯤 반성,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되길 바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까지 더할나위 없는 캐스팅을 성공한 과정에 대해 "'더 킹'의 조합을 예상하지 않았다.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 '어떤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쓴다. 조인성은 한동안 영화를 안해서 캐스팅이 가능할지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조인성에게 제안 했을 때 흔쾌히 선택해줘 너무 고마웠다. 정우성도 굉장히 함께하고 싶었는데 운이 좋게 할 수 있게 됐다. 배성우는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호흡을 맞추게 됐고 류준열은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인상이 남아 캐스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재림 감독은 1차 예고편에서 등장한 굿 장면과 제작사 이름인 우주필름이 시국과 닮았다는 의혹에 대해 "살면서 알 수 없는 일들이 펼쳐지는 것 같다. 영화 속 대사에서도 나온다. 시국과 닮았다는 평을 많이 받았는데 이미 그 전에 써 놓은 시나리오였고 우연의 일치였다. 시국과 맞아 떨어진다는게 너무 비극이고 불운한 것 같다. 제작사 이름인 우주필름도 훗날 SF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만든 이름인데 이렇게 오해가 생겼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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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은 "오랜만에 영화로 인사드리게 됐다. 제대 하고 나서 영화, 드라마 구분짓지 않고 작품을 선택하다 보니 조금 늦어졌다. 드라마를 의도치 않게 계속 하게 됐고 '더 킹'은 시나리오를 보고 재미있어 선택하게 됐다. 시대를 관통하면서 나오는 캐릭터라 재미있었다.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박태수라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영화에서 나를 보고 싶었던 관객에겐 갈증을 풀어 줄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더 킹'의 전체 회차 중 90% 이상 나온다. 어느 순간부터는 한재림 감독과 배우, 감독 사이가 아니라 동료같은 느낌이 들더라. 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훨씬 더 많이 알 수 있게 됐던 작업이었다. 그동안은 내가 이해가 돼야만 이해를 할 수 있었는데 이번 한재림 감독을 보면서 이해라는 것은 이해를 못하는 지점부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한재림 감독의 쓸쓸함, 작품을 책임지면서 느낄 외로움을 동료의 마음으로 봐지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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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은 "처음 한강식이라는 인물을 접했을 때 무너트리고 싶었다. 우습고 하찮게 보여주고 싶었다. 멋있게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은 안 했고 할 필요도 없었다, 무엇보다 조인성이 캐스팅된 것도 좋은 출연 이유였다. 데뷔할 때부터 조인성의 모습을 봐왔고 과거 같은 소속사였지만 난 그때부터 스타여서 조인성과는 거리감이 있었다. 동시대를 살면서 같이 조인성과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언제 또 올까 싶어 출연하게 됐다"며 정우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조인성은 "중학교 때 SBS 드라마 '아스팔트 사나이'(95)를 보며 배우의 꿈을 꿨다. 정우성 형은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앞으로도 내겐 워너비, 우상 같은 선배였다. 예전엔 솔직히 너무 먼 선배였는데 '더 킹'을 통해 정우성 형이 먼저 손을 내밀어줬다. 많이 챙겨주고 날 좋아해주는구나 싶어 기뻤다. 이제야 정우성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 행복했다. 이제라도 만나서 기댈 수 있게 됐다는 것, 모르면 물어볼 수 있는 선배가 있다는 건 큰 복이다. 그래서 많이 의지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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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시국과 맞아 떨어지는 내용에 대해 조인성은 "영화를 찍을 당시 이런 시국을 예상하지 못하고 만든 작품이고 오히려 비틀고 싶었다. 그런데 시국이 이렇게 돼 오히려 당황했다. 부담감은 없지만 당황스럽긴 했다"며 답했고 정우성은 "풍자와 해학이 들어간 작품이다. 굉장히 용기 있는 시도였고 이런 작품을 만든 한재림 감독에게 애정을 느꼈다. 영화가 개봉하면 큰 공격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 공격을 잘 감당해야지 싶었다. 우연히 시국이 이렇게 됐고 국민의 의식이 바뀌었다. 과거엔 비합리적인 것들을 영화라는 힘을 통해 관객과 공감했지만 지금은 시국이 바뀌었으니까 이 영화가 또 많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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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더 킹'은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김의성, 김아중이 가세했고 '관상' '우아한 세계' '연애의 목적'의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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