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2016년은 유난히 프로 사랑꾼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해다.
그 선봉에 섰던 것은 송중기다. 송중기는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를 선택했다. 극중 유시진 대위 역을 맡은 그는 기존의 '밀크남'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진한 남성미로 어필했다. "의사면 연애할 시간 없겠네. 바쁘니까"라며 능글맞게 대시하고, "사과할까요, 키스할까요"라며 박력있게 다가오는 유시진의 매력에 여심은 크게 일렁였다. 국내에서는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시진 신드롬'이 불었고, 중국에서도 '국민 남편'에 등극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송중기의 소속사 동생 박보검이다.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순진하고 순수한 바둑기사 최택 역을 맡아 모성애를 자극했던 박보검은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츤데레 왕세자 이영 캐릭터에 몰입,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승부수를 띄웠다.
극 초반에는 '똥궁전'이라 불릴 정도로 철없어 보이는 이영의 모습을 능청맞게 그려내더니 회가 거듭될수록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성군이 되고자 하는 이영의 성장기를 눈물겹게 펼쳐냈다. 이 과정에서 홍라온(김유정)과의 멜로, 김병연(곽동연)과의 브로맨스까지 진한 감성으로 다가오며 신드롬이 일었다. "병연이냐", "내 사람이다. 불허한다"는 등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덕분에 '보검매직', '엔딩요정'이라는 등의 별명도 얻게 됐다.
박보검 신드롬과 맞물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하반기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히게 됐다.
그리고 2016년의 마지막은 공유가 장식한다. tvN 금토극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에서 도깨비 김신 역을 맡은 그는 과거의 상처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던 도깨비가 룸메이트 저승사자(이동욱)와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을 만나 변해가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첫사랑의 감정에 설레면서도 갑자기 마주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도깨비를 귀엽고 사랑스럽고 멋지게 구현해냈다.
이에 공유는 김은숙 작가의 판타지를 그 어떤 배우보다 잘 표현해내고 있다는 극찬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도깨비' 역시 2일 첫방송부터 6.9%(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역대 케이블 채널 최고 첫방송 시청률 기록을 깼다. 또 방송 3회 만에 첫방송 시청률의 2배에 달하는 기록을 내며 메가 히트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소년 이미지와 남성적인 매력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상처받은 모습으로 모성애를 자극하고,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면모를 보이기도 하지만 힘들고 지칠 땐 넓은 어깨에 기댈 수 있는 묘한 이미지를 동시에 그려낼 수 있기 때문에 취향에 관계없이 여성팬들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 또 평소 배우 본인의 이미지가 깔끔하고 젠틀하며 선행에 앞장선다는 것도 비슷한 점이다.
2017년에도 여심 저격수들은 계속 출격한다. 먼저 KBS2 새 월화극 '화랑'은 박서준 박형식(제국의아이들) 최민호(샤이니) 김태형(방탄소년단 뷔) 등 연예계 대표 꽃미남들을 대거 내세웠다.
2016년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남궁민은 KBS2 새 수목극 '김과장'으로, 믿고 보는 지성은 SBS 새 월화극 '피고인'으로 돌아온다. '국민선배' 박해진은 JTBC '맨투맨'을 통해 섹시한 국정원 요원으로 변신할 것을 예고했다.
과연 2017년에는 어떤 배우들이 여성팬들의 마음을 관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스포츠기자의 현장 생중계 '마감직전 토토' [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