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역도요정', 지상파 버전 '응답하라' 될 수 있을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2-08 10:1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수목극 '역도요정 김복주'는 지상파 버전 '응답하라'가 될 수 있을까.

tvN '응답하라'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첫번째는 특정 시대를 조명해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그리운 추억을 다시 떠올리며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해당 시대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신선한 얼굴로 새로운 매력을 전해줬다는 것이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응답하라' 시리즈와 비슷한 맥락을 보인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바벨만 들던 스무살 역도선수 김복주(이성경)에게 닥친 폭풍 같은 첫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에서 보여지는 김복주의 첫사랑은 풋풋하고 서툴다. 자신을 처음으로 '여자' 대접 해준 남자 정재이(이재윤)에게 빠져 그가 근무하는 비만 클리닉에 무작정 등록했지만 정작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가고 호감을 드러내야 할지는 모른다. 그저 "선생님은 뭘 좋아하세요?", "왜 의사가 되셨는데요?", "오늘 기분은 어떠세요?"라는 등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내고 홀로 행복해한다. 얼굴 한번 봤다거나 말 한마디 나눴거나 하는 작은 해프닝 하나하나에 마냥 설굥 첫사랑의 추억은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봤을 감정이다. 그래서 연애 초보 김복주의 모습은 어설프지만 순수했던 지난날의 첫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첫사랑을 했을 무렵의 행복하고 풋풋했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게 된다.

'스무 살'이라는 나이가 주는 기분도 있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래서 치열하게 사랑과 인생에 도전했던 나이가 바로 스무살이다. 젊다는 것, 그 패기 하나만으로도 돌아가고 싶고 그리운 나이이기도 하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정확히 이 나이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시청자를 추억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여기에 판타지까지 섞여있지 않은가. 그것도 정준형(남주혁)이라는 어마어마한 판타지가 말이다.

정준형은 예쁜 여자만 여자로 보는 지독한 외모지상주의자였다. 그런 그의 앞에 어린 시절 생명의 은인인 동창 김복주가 나타나며 가치관이 바뀐다. 처음에는 김복주를 놀리는 재미로 시작했던 만남이었다. 김복주와 함께 있으면 유쾌했고 무료했던 일상도 다르게 느껴졌다. 그런데 점점 김복주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7일 방송에서도 정준형은 송시호(경수진)의 계략에 걸려 비만클리닉에 등록한 사실을 들킨 뒤 좌절한 김복주를 위로한다. 기숙사 벌점도 두려워하지 않고 김복주와 함께 고기를 먹고 클럽에 가서 신나게 놀았다. 자기자신만의 방법으로 위로를 전한 것. 그런가하면 송시호를 찾아가 김복주를 함정에 빠트린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듬직함을 보이기도 했다.

'친구같지만 기댈 수 있는, 비주얼까지 갖춘 남자'는 모든 여성들의 로망이다. 그리고 남주혁은 그런 로망남으로서의 역할을 200% 잘 소화해주고 있다.


이처럼 '역도요정 김복주'는 추억 판타지로 시청자를 공략하고 있다. "순수하고 청량한 이들의 로맨스에 힐링 받는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떠올랐다"는 등의 시청자 의견이 쏟아지며 시청률도 나날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지난 11월 16일 3.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작품은 회차가 거듭될수록 조금씩 시청률이 상승했다. 7일 방송분은 4.6%의 시청률로 작은 규모이지만 꾸준히 팬덤을 흡수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과연 '역도요정 김복주'는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오래도록 회자되는 힐링물로 기억될 수 있을까.

작품은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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