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 여자만 바라보는 남자 변요한에게 설레고 하나뿐인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 김윤석에게 울컥해진다. 추운 겨울 따뜻한 여운으로 온몸을 녹여줄 판타지 멜로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홍지영 감독, 수필름 제작)의 이야기다.
전 세계가 사랑하는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시한부 남자가 30년 전의 자신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전 세계 30개국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기욤 뮈소의 소설이 최초로 스크린에서 재현된 것.
잊을 만 하면 나타나는 타임슬립 소재의 영화는 그동안 멜로를 비롯해, 액션, SF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관객을 찾아왔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역시 영화계에서 흔한 소재로 분류되는 시간여행을 기본 베이스로 뒀지만 조금 다른 시각으로 사랑, 부성애를 가미해 색다른, 신선한 타임슬립 영화로 빚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영화의 근간이 된 기욤 뮈소의 탄탄한 스토리와 감각적인 홍지영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이 두 가지 요소를 맛깔나게 버무려주는 김윤석, 변요한의 명품 연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먼저 빠른 사건 전개와 생동감 있는 화면 구성, 감각적인 요소를 담은 기욤 뮈소의 원작은 영화를 위해 태어난 스토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영화화하기에 최적화된 소설 그 자체다. 또한 세 남녀의 평범하지 않은 사랑을 스타일리쉬하게 풀어낸 '키친'(09), 결혼 전 커플들에게 찾아오는 메리지 블루를 농밀한 심리 묘사로 풀어낸 '결혼전야'(13)를 통해 충무로 대표 여성 감독으로 등극한 홍지영 감독은 이번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해 눈길을 끈다. 여성 감독 특유의 섬세한 영상미는 물론 차분하면서 감성적인 분위기, 판타지의 속도감 등을 안정적으로 구사,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며 멜로의 여운을 남긴다.
30년 후 현재 수현과 30년 전 과거 수현으로 변신한 김윤석과 변요한의 놀라운 싱크로율도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끌어당기는 힘을 발휘한다. 영화 '완득이'(11, 이한 감독)에서 유아인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13, 장준환 감독)에서 여진구와, '검은 사제들'(15, 장재현 감독)에서는 강동원과 호흡으로 '브로맨스 장인' 수식어를 얻은 김윤석. 그리고 tvN 드라마 '미생'에서 임시완·강하늘과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김명민·윤균상과 '꿀케미'를 선보인 변요한의 만남은 운명인듯 필연인듯 꼭 맞아 떨어진다.
'쎄시봉'(15, 김현석 감독) 이후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로 두 번째 멜로 장르에 도전한 김윤석. 과거 연인이었던 연아(채서진)에 대한 가슴 절절한 로맨스도 좋지만 현재 수현의 핵심 스토리로 등장하는 딸 수아(박혜수)와 부성애가 보는이의 콧잔등을 시큰하게 만든다. 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수아와 함께 저녁을 나눠 먹으며 덤덤히 시한부임을 밝히는 장면은 김윤석의 내공과 박혜수의 감각이 돋보인 명장면으로 큰 울림을 전한다.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오른 변요한 역시 여성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매력과 기본기 탄탄한 연기력으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이끈다. 연아를 향한 절절한 순애보와 믿고 싶지 않은 충격적인 미래 속 갈등하는 내면 연기를 완벽히 소화한 그는 훗날 선배 김윤석 못지않은 명배우, 대배우로 성장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추운 극장가 취향 저격할 수 있는 판타지 멜로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성수기에 맞춰 출사표를 던진 블록버스터 신작들 속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을 펼치게 됐지만 크리스마스 연인들, 가족들을 겨냥한다면 분명 후회 없는,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김윤석, 변요한, 채서진 등이 가세했고 '결혼전야' '키친'의 홍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스틸 및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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