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의리로 지켜보는 것도 힘들다.
tvN 월화극 '막돼먹은 영애씨15(이하 막영애15)'가 소름끼치게 지긋지긋한 삼각관계의 시작을 알려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6일 방송된 '막영애15'에서는 조동혁(조동혁)이 이영애(김현숙)를 좋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자신을 살뜰하게 챙겨주는 이영애의 배려심에 마음의 문을 연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도는 우리가 10년 동안 지켜봤던 그림이라는 것이다. 이제까지 이영애의 연애를 떠올려보자. 김치국은 빼고 보더라도 최원준 장동건 김산호 등은 모두 이영애의 따뜻한 배려심과 인간적인 모습에 조금씩 빠져들었고, 결국 이들의 고백으로 러브라인이 성사됐다. 물론 이영애가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는 건 시청자들도 공감하는 바다. 하지만 어떻게 만나는 사람마다 족족 그 매력에 빠져들고, 연애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남녀간의 관계가 꼭 연인 관계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는데 말이다. 그 흔한 남자 사람 친구 하나 없는 이영애가 쉴 틈도 없이 계속 연애를 시작하고, 삼각관계를 이어가고 또 그 관계에서 상처받는 모습은 더이상 신선하지 않다.
더욱이 이번 시즌에서는 삼각관계마저 매력적이지 않다. 삼각관계가 탄력을 받으려면 남자 캐릭터 두 명이 모두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해야 한다. 그런데 제작진은 작은 사장님 이승준(이승준)을 구렁텅이로 밀어넣어 버렸다. 전무로 승진시켜 주며 이영애와의 러브라인을 기대하게 만들더니 책임감도 결단력도 없는 이상한 캐릭터로 전락시켜 버렸다. 이승준은 앞서 결혼에 부담을 느끼고 이영애에게서 도망쳤다. 그러나 헤어진 뒤에도 이영애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접지는 못했다. 출장을 다녀온 뒤 돈을 덜 보냈다며 괜히 이영애를 구박하고, 클럽에서 여자들에게 작업을 걸다 남자친구에게 곤욕을 치르는 등 쿨하지 못한 전남친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철없고 세상 물정 모르긴 했지만 소름끼치게 좋아하는 영자씨(김현숙)에게 만큼은 멋진 남자이고 싶어하던, 그래서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이승준 캐릭터를 완전히 망가뜨렸다.
김산호 다음으로 지지도가 높았던 이승준 캐릭터의 몰락에 시청자들은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승준이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하차하는 것이 아니느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영애의 남자들은 연애 초반 모든 여자들의 로망을 충족시켜 줄 만한 로맨스를 보여줬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보다 더할 수 없는 진상으로 전락했고, 그 시즌을 끝으로 하차하는 수순을 밟아왔다. '도련님' 최원준은 정략 결혼을 피하기 위해 이영애를 찾았고, 장동건의 존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못난 구남친으로 '막돼먹은 영애씨'를 떠났다. 결벽증에 답답한 성격이지만 듬직하고 성실했던 장동건은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찌질한 모습을 보이며 한달 동안 잠수를 탔다가 이영애에게 파혼을 통보하는 어이없는 행동으로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그나마 김산호가 망가지지 않은채 드라마에서 하차한 유일한 캐릭터라 볼 수 있다. 이런 전적이 있기 때문에 이승준 캐릭터가 갑자기 소름끼치는 뒤끝을 보여주며 호감을 떨어트리고 있는 것은 하차 수순이 아니느냐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어쨌든 더이상 '막영애15'는 예전과 같은 매력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공감은 사라지고 판타지만 남은 '막영애15'가 계속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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