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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씬스틸러', 이러려고 예능했다…자괴감 0% '神의 애드리브'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12-06 09:51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이러려고 연기했나하는 자괴감을 안겨주겠다'는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배우들은 자괴감 0%의 애드리브 향연을 펼쳤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SBS '씬스틸러-드라마전쟁'은 더욱 탄탄해진 라인업과 알찬 구성으로 시선을 모으며, 정규 방송을 앞두고 기울인 제작진의 노력을 엿보게 했다.

'씬스틸러'는 제목처럼 국내 최정상 씬스틸러들이 펼치는 연기대결 프로그램. 파일럿 방송에서는 시청자가 완성한 대본을 배우들이 드라마로 재현해 내는 과정과 그 속에 발생하는 각종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애드리브가 웃음을 안겼다. 이후 드라마를 예능으로 품어낸 신선함을 인정받아 정규 편성의 기회를 얻었다.

'씬스틸러'는 파일럿에서 정규로 넘어가면서 확연히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황석정, 김정태, 강예원, 이규한, 이시언, 이준혁이 이름을 올렸고 '깜짝 멤버'로 김병옥이 가세해 명품 조연 위주로 라인업을 더욱 확충했다. 또 '드라마전쟁'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팀간 대결 형식으로 긴장감을 더욱 높였다.

특히 첫 방송에서는 '몰래드라마'를 통해 애드리브 대결을 펼치며 흥미진진한 신고식을 치렀다. 배우들이 미처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바로 상황극을 펼치는 형식으로, 준비되지 않았음에도 순발력 있게 받아치는 애드리브 연기가 관전 포인트였다.

황석정은 세트장에 앉아있던 이시언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내 딸이랑 헤어지라"며 물을 뿌렸다. 김정태는 폭력적인 백수 남친으로 분해 강예원을 당황케 했다. 황석정은 또 이별을 앞둔 이준혁에게 "처음 만났을 때 췄던 고릴라 춤을 춰달라"고 요구해 그를 진땀빼게 했다. 정준하는 동성연인 설정으로 이규한에게 다가가 "왜 바람 피웠느냐"며 뺨을 때려 이후 상황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배우들의 애드리브는 놀라웠다. 이시언과 강예원, 이규한, 이준현은 금새 상황을 파악하고 극에 몰입했다. 이시언은 "그녀는 이미 홀몸이 아니다"라는 강수로 대응했고, 강예원 또한 "사랑한다", "뽀뽀나 한 번 하자" 등의 애정 표현으로 오히려 김정태를 당황하게 했다. 이준혁은 마임연기의 달인답게 능청스러운 동물 흉내로 웃음을 안겼다. 이규한은 바람 피웠다며 몰아세우는 정준하에 "너도 피웠잖아"라고 응수하는가하면 노골적인 스킨십 연기로 주도권을 가져갔다.

특히 김정태와 황석정은 상황에 맞게 조직에 잠입한 경찰부터 백수 남친, 여친 엄마부터 불만많은 여자친구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팔색조 연기 향연을 펼쳤다. 특히 김정태는 자칫 콩트로 흐를 수 있는 애드리브 대결에서 묵직한 존재감과 진지한 연기로 중심을 잡아줬다.


배우들이 중심이라도 '씬스틸러'의 정체성은 예능이다. 이에 '야심만만' 이후 10년만에 월요일 예능으로 돌아온 대세 박수홍을 비롯해 파일럿 일등공신 정준하, 순발력 1등 양세형, 변신의 여왕 김신영 등 예능인 라인업에도 정성을 들였다. 이들은 첫 회부터 예상못한 연기와 애드리브로 웃음 사냥꾼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김신영은 양세형의 소개팅녀로 변신,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송혜교로 완벽 변신해 웃음을 선사했다. 양세형 또한 군대 후임으로 분한 김정태의 돌발 상황극에 차분하게 대처하며 순발력 1등 예능인의 면모를 과시했다. 정준하 또한 드라마와 뮤지컬 등으로 쌓은 연기력을 십분 발휘해 몰입도를 높였다.

'씬스틸러'의 첫 회 시청률은 3.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동시간대 2위로 출발을 알렸다. 동시간대 1위인 KBS 2TV '안녕하세요'가 5.9%와는 거의 2배 격차지만, 강렬한 첫 회로 월요일 밤 예능 강자로서 성장 가능성이 충분히 보였다.

파일럿보다 더욱 치밀해진 구성으로 돌아온 첫 회에서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노력이 여실히 드러났기에 앞으로 '씬스틸러'가 보여줄 연기대결에 벌써 신뢰가 간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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