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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대로' 김세정X신동욱, 아픔 딛은 '꽃길 2막' 응원합니다 (종합)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16-11-30 22:51 | 최종수정 2016-12-01 00:36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말하는대로' 김세정과 신동욱이 '힐링 버스킹'을 선보였다.

30일 밤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에는 열 번째 버스커로 걸그룹 구구단 김세정, 배우 신동욱,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교수가 함께했다.

이날 첫 번째 버스커로 나선 김세정은 '검은 아이'라는 주제를 언급하며 "'검은 아이'는 여지껏 내가 마주할 수 있었지만 마주하지 않았던 감정과 상처 순간들을 의미한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김세정은 "나는 웃는 아이, 긍정적인 아이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이와 함께 웃는 척하는 사람이나 꿍꿍이가 있을 것 같은 사람이라는 반대의 말도 늘 함께 존재했다"고 밝혔다.

김세정은 유복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엄마가 많은 빚 속에서 우리 남매를 키우셨고, 친척 집을 전전하며 살았다. 처음으로 작은 월셋집을 얻던 날 너무 기뻐서 짐을 옮기다 말고 운 적도 있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그 속에 살다 보니 어린 나이에도 나는 감정표현을 점점 숨기게 됐다. 그러다 보니 '검은 아이'는 내 일부가 됐다"고 털어놨다.

가족에게도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던 김세정은 친구들에게도 마음을 닫고 감정을 숨겼고, 이로 인해 사춘기 시절에 혼자였던 시간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김세정은 "얼마 전에 녹음하는데 보컬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너무 사랑해서 한없이 미안해 본 적이 있니'라고 물으셨는데 그때 엄마의 30대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는 젊은 나이에 남매를 책임져야 하는 압박감에 힘들게 사셨고,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고 내가 20대가 된 후에야 말씀해주셨다. 엄마가 힘들었던 걸 나도 알았지만 무서워서 외면했던 거 같다. 하지만 그때 엄마의 인생을 떠올리면서 눈물이 엄청났다"고 털어놨다.

이후로 김세정은 애써 외면했던 자신의 감정과 직면했고, 지금은 전과 다르게 감정을 표현하며 달라진 삶을 살게 됐다고. 김세정은 "긍정적으로 살려면 나의 아픔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내 감정을 들켜도 부끄럽지 않은 여유가 생겼다"며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처음으로 진심을 표현할 수 있게 됐고, 다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김세정은 "사람마다 각자 '검은 아이'가 존재한다. '검은 아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여러분만의 방법으로 '검은 아이'를 마주하셨으면 좋겠다"며 성숙한 면모를 보여 지켜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6년 만에 방송에 출연하는 신동욱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시민들 앞에 당당히 나섰다. 그는 "절 기억하신 분도, 잊어버리신 분도, 아예 처음 보시는 분들도 있을 거다. 저에 대해 조금 아시는 분들은 '쟤 환자 아냐'라고 생각하실 거다"라며 "난 많은 분들이 엄청 아플 거 같다고 걱정해주시는 중증 환자다"라고 운을 뗐다.

신동욱은 "2010년 군 복무 중에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 눈을 떠 보니 치아가 부러지고 피범벅에 팔이 부러져있더라. 창창할 줄 알았던 내 인생에 먹구름이 낀 순간이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자신의 질병에 대해 "추위에 약한 병이다. 추위에 노출되면 커터칼로 슬라이스 당하는 느낌이 든다"며 "군 병원에 있을 때 주삿바늘이 하루 종일 내 몸을 찔렀고, 한 번에 16알의 약을 삼켰다. 비명을 지를까 봐 수건을 입에 물고 재활 치료를 받았다"라며 담담히 설명했다.

신동욱은 버스킹 중에도 통증이 오는 듯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그럼에도 신동욱은 자신의 상태를 솔직하게 밝히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재활과 치료를 열심히 받고 있고, 많이 좋아졌다. 고통에 하나씩 적응해가는 중이다. 유희열의 별명이 '감성 변태' 아니냐. 나는 참고 견디는 거에서 희열을 느끼는 '고통 변태'"라며 재치있게 말했다.

신동욱은 "아픈 거로 인해서 실망을 주기도 싫었고, 위로 받기도 싫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안부를 묻고 위로하는데 내게 위로는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블랙홀 같았다. '인생 망쳤네'라는 슬픔이 나를 집어삼킬 거 같았다. 그때부터 5년간 긴 표류를 시작했다"며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약해지는 자신이 싫어서 스스로 고립을 선택했다. 사람들과 연락도 끊고, 연기가 하고 싶을까 봐 TV도 보지 않고 철저하게 표류하기 시작했던 것.

당시를 떠올리던 신동욱은 "정말 외로웠다. 지독한 외로움 속에 있다 보니까 믿을 건 나밖에 없었다"며 "난 문제가 생기면 해결 방법 탐색에만 집중했다. 처음에 병에 대해 알았을 때도 슬퍼한 시간은 채 5분도 안 됐다. 재활 방법 치료 과정 같은 것들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절망에 빠지기보다 대안을 간구했던 것.

또 신동욱은 연기 대신 글쓰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책을 읽고 글을 썼다. 글을 쓰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창조적인 작업이었다"며 "해결 방법에 집중하다 보니까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여러분 앞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투병 중에도 우주 서적을 150권 정도 읽으며, 아팠던 시간을 표류한다는 생각으로 엮어서 우주과학 소설까지 출간했다.

신동욱은 "누군가가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면 할 수 있다는 말만 생각하지 말고 구체적인 것에 대해 생각했으면 좋겠다. 해결방안을 떠올리면 두려워할 시간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버려진 만큼의 행복은 어딘가에는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는다. 인생의 거대한 장벽은 커다란 인생의 도약점이라고 생각한다. 시련은 얼음과도 같아서 언젠가는 녹기 마련이다. 시련이 닥쳤으면 후회와 증오는 일단 보류하고 버겁더라도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게 좋은 거 같다"며 진심이 담긴 조언을 건넸다.

신동욱은 "나에겐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5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난 계속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이다. 이런 나의 얘기가 여러분 스스로를 응원하거나 시련을 극복하는데 조금씩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고, 시민들은 진심 어린 응원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한편 김세정과 신동욱 외에도 '그것이 알고 싶다'로 잘 알려진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는 우리가 그동안 잘 모르고 지나쳤던 '납세자의 권리'에 대한 버스킹을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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