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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힘든 게 발라드다. 다르게 부르기 힘들다. 근데 다르게 부르는 사람이 있다. 정승환군이 그랬다. 기교를 쓰지 않았지만 못 들어본 1~2%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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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4' 준우승 이후 그를 향한 기대치는 높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감성 뮤지션 '토이', 안테나뮤직 유희열 사장과의 음악작업은 기대감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들은 서두르지 않았다. 가요계를 향한 '안테나'를 세우되 '안테나'를 아무렇게나 높이지는 않았다. 크고 작은 무대에서 기본기를 다졌다. 데뷔 앨범을 내기에 앞서 팬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팬들 앞에서 노래하며 내공을 켜켜이 쌓았다. 드라마 OST 작업을 통해 실전 시뮬레이션도 마쳤다. 드라마 '또!오해영'의 '너였다면'은 빅히트를 기록했고, '달의 연인'의 '바람' 등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바보야'는 박새별이 작곡, 유희열이 작사한 곡. 이별후 옛 연인을 우연히 재회한 후 이별을 더 절절히 앓는 청춘의 모습을 애틋하게 그렸다. '토이' 유희열의 감성과 '발라더 '의 범상치 않은 뮤지션 정승환의 감성이 드디어 만났다. 1990~2000년대 청춘의 감성을 흔들어놓은 '토이'의 음악 역시 순수하고 담백했지만, 어디서도 못 들어본, 비범한 2%가 있었다. 1994년 토이 1집 '내마음속에', 1996년 2집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에서 만났던,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같은 멜로디와 내맘같은 가사, 스무살 무렵 '토이' 앨범을 들으며 느꼈던 청춘의 애잔함이 정승환의 목소리로 돌아왔다.
2% 다른 목소리, 마음으로 노래하는 '신예 발라더'가 드문 세상, 스무살 정승환의 '느리고 단단한' 데뷔 앨범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음악으로 위로받고 싶은 겨울날, '목.빠.싶' 정승환의 목소리에 빠지고 싶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