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판도라' 시국과 '빼박'...'자괴감'은 왜 관객 몫인가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6-11-29 17:13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판도라'

작품성 ★★☆

오락성 ★★★☆

감독 박정우 / 주연 김남길 문정희 정진영 김주현 김명민 / 배급 NEW / 개봉 2016년 12월 7일

영화 '판도라'는 눈치 보지 않았다. 통렬하게 원전 문제를 비판해냈다. 이야기 수위를 보면 원전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에 대해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있다. 박정우 감독은 "자료 조사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원전은 100% 안전하지 않다'와 '만약 사고가 났을 때 대책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것이다"라며 "만약 원전 사고가 일어나면 어떻게 대책이 나오고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시뮬레이션하듯 스토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감독은 "영화 속 상황은 현실 가능성은 9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성을 꼭 가져가야한다고 생각해서 모든 자료들을 취합하고 모든 것들을 준비해서 실제 공간과 비슷하게 재현했다"며 "영화적인 제약 때문에 변형한 것 있어서 100%는 아니지만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벌어진 상황은 최대한 비슷하게 하려고 했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설정을 통해서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현실성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때문에 영화가 공개된 후 관객들의 원전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들의 에피소드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원전에 대한 이야기가 오히려 관객들에게 더욱 '무서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물론 이야기 얼개가 완벽하진 않고. 웃음이 나오는 부분도 있다. 이야기 진행은 박정우 감독의 전작 '연가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경상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김남길과 김대명 김주현은 사투리를 쓰지만 어색함이 묻어나온다. 김남길 본인도 "사투리 연기할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화면으로 보니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연기적으로 많이 아쉬웠다"며 "아마 이 영화가 좀 더 빨리 개봉했더라면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신인 김주현은 사투리 뿐만 아니라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무게를 쉽게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이 시국과 거의 완벽하게 맞닿아있다는 점, 원전이 우리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은 '판도라'에 관심을 갖게하는데 가장 중요한 소구 포인트다. 강석호 대통령(김명민)이 대국민 사과담화를 발표하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오는 7일 개봉을 확정한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이 대한민국을 덮치고 엎친 데 덮친 격 노후 된 채 가동되던 원자력 발전소 한별 1호기의 폭발사고까지 발생하며 벌어지는 사상 초유의 재난을 그린 작품이다. 김남길, 김영애, 문정희, 정진영, 이경영, 강신일, 김대명, 유승목, 김주현, 김명민이 가세했고 '연가시' 의 박정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판도라'라는 제목은 그리스 신화 속에서 열지 말았어야 할 상자를 열어 인류에게 재앙을 안겨준 '판도라'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난 9월, 경주 지역에서 여러 차례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잠들어 있던 안전 문제와 함께 밀집된 원전 관리에 대한 국가적인 논의가 활발해진 가운데, '판도라'는 우리 사회에 원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작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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