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서인국 "내년초쯤 입대, 너무 적응 잘해 살찔까 걱정"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1-27 07:3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겸 배우 서인국이 본인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를 마친 서인국을 만났다. '쇼핑왕 루이'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온실 속 화초남 루이(서인국)와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고복실(남지현)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작품이 방송되는 내내 서인국은 화제의 중심이었다. 남지현 오대환 등과의 찰떡 케미로 '케미 제조기'임을 입증했고, 몸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와 달달한 멜로 연기를 함께 펼쳐내며 '인생 연기'라는 극찬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금 이 순간'을 부르며 오랜만에 가수 출신 배우로서의 역량을 뽐내기도 했다. Mnet '슈퍼스타K' 우승자 출신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꾸준히 그를 응원했던 팬들에게는 종합 선물 세트와 같은 작품인 셈이다.


─ 드라마에서 노래를 부르는 느낌은 꽤 새로웠을 것 같다.

사실 대본이 조금 늦게 나와서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화면에서는 악보도 안본 것 같았지만 편집이었다. '복면가왕'은 가면을 쓰니까 미리 현장에서 녹음해서 그걸 틀고 했다. 드라마신 안에서 노래 부르는 건 드라마에 너무 내 스타일로 부르면 드라마가 안 어울리니까 최대한 캐릭터스럽게 부르려고 노력한다. 전문직 스럽지 않게 노력한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봤을 때는 신기하다고는 하는데 나는 내가 해야되는 입장이니까 신기하다기 보다는 주어진 것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다. '슈퍼스타K'에 나와서 노래로 데뷔했는데 지금 연기하고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 연기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 가수에서 연기자로 넘어가는 과도기인가?

개인적으로 봤을 때 표면적인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 같다. 드라마는 한 번하면 3개월 정도 하는데 음악은 그렇게 길게 활동도 못할 뿐더러 주목받는 시간도 짧다. 결국 지금 서인국이 뭘 하고 있느냐에 대한 이슈인 것 같다. 당연히 당장 전에 봤던 건 드라마니까 더 기억을 많이 하실 거다. 하지만 사실 음악은 항상 작업하고 있는 부분이다. '38사기동대' 할 때도 노트북 들고 다니면서 현장에서 작업하고 내 핸드폰에 보면 음성 녹음이 어마어마하다. 굉장히 가깝게 있기 때문에 표면적인 부분에 대한 반응과 인식의 차이일 뿐 내 안에는 음악이랑 연기에 대한 생각밖에 없다. 형들이랑 술 먹어도 연기랑 음악 얘기밖에 안한다. 그게 좋아서 술자리를 많이 하는 편이기도 하다.

─ '슈퍼스타K' 출신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배우로서의 커리어도 상당히 독특한 편이다. 보통 청춘스타들과 달리 로코물에 출연한 이력이 별로 없고 오히려 장르물에 치중했다.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또래 배우는 없었던 것 같다.

여러 장르를 해야겠다거나 변신에 대한 생각이 크지는 않다. 현재 정신상태와 감성, 트렌드가 복합적으로 하나가 됐을 때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필모그래피가 다양해서 나 스스로도 뿌듯하다. 앞으로도 그런 방향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각자 매력이 있다. 사극은 사극만의 감성이 있다. 극과 극 감정을 느낄 수 있고 판타지에 들어온 기분이라 인상 깊었다. '너를 기억해'는 어떤 늑대에 길러지느냐에 따라서 선과 악이 갈린다는 교훈이 매력있고 독특했다. '고교처세왕'은 로코물에 액션 활극이 들어있었다. '응답하라 1997'은 옛날 생각을 하게 하는 매력이 있었고 '38사 기동대'는 미묘한 긴장감이 있었다. '쇼핑왕 루이'는 편안하면서도 루이와 복실이의 아름다운 동화같은 세상을 응원하고 싶은 매력이 있었다. 편안하고 재밌게 즐겁게 볼 수 있고 드라마를 통해서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각 장르가 뚜렷한 매력이 딱 있다.



─ 많은 작품에서 호평받았지만 '쇼핑왕 루이'를 통해 엄청난 극찬이 쏟아졌다. 특히 '인생 연기'라는 얘기가 많았다.

루이 캐릭터가 편하기도 편했지만 사실 기억 잃은 사람과 리액션에 대한 액팅적인 부분이 조금 남다른 캐릭터라 굉장히 불안했다. 과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정답일지, 스스로는 정답이라고 가져왔는데 판단은 시청자 몫이니까 있는 그대로 받아주실지 하는 불안과 걱정을 매신마다 했다. 이런 부분들이 아쉬움에 들어가긴 한다. 다시 한번 하게 된다면 지금과 또 뭔가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사실 루이가 어려웠다. 표현하는 방식이 사람 설정상 굉장히 독특한데 공감을 얻어야 하니까 접근 자체가 조금 어려웠다.

─ 칭찬만을 계속 받고 있다. 그만큼 부담감이나 책임감도 남다를 것 같은데.

엄청 부담스럽고 엄청 무겁다. 그래서 작품 시작 전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맏는다. 키스신은 기술적인 것보다 스토리라서 찍을 때마다 부끄럽고 캐릭터를 만들 때 엄청나게 부담스럽다. 겁이 좀 많은 편일 수도 있다. '너를 기억해' 때는 시작 전부터 거의 계속 불안하다고 그랬다. 강기영과 친한데 엄청 징징댔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다. 계속 시작 전에 불안하고 어렵고 무섭고 그러다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시면 신나서 하고 그럴 것 같다.

칭찬 부담스럽긴 하다. 엄청 부담스럽고 엄청 무겁다. 그래서 시작 전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맏는다. 키스신은 기술적인 것보다 스토리라서 찍을 때마다 부끄럽고 부담스럽긴 한데 캐릭터를 만들 때 엄청나게 부담스럽다. 겁이 좀 많은 편일 수도 있다. 너를 기억해 때는 거의 계속 불안하다고 시작 전부터 그랬다.

─ 서인국도 30대가 됐다.

아직 20대와 다른 건 못 느낀다. 정말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다. 그게 좀 아쉽다. 사실 20대 때도 아쉬웠다. 개인적인 시간을 투자하고 싶다, 여행 가고 싶다는 얘기를 드라마 끝날 때마다 했는데 계속 일만 하게 되더라. 한편으로는 뿌듯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30대에는 일도 하고 인생에 좋은 경험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군대는 내년 초쯤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군대가 걱정되지는 않지만 복무 기간 동안 트렌드에 대한 감을 잃을까는 걱정스럽다. 나는 무대에 서야 하고 무대 의상도 신경써야 하고 드라마 캐릭터에 대한 것도 표현해야하니까 그런 걸 돌아다니면서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그게 걱정이다. 사실 너무 적응 잘해서 살찔까봐 그게 걱정이다.(웃음)

silk781220@sportschosun.com

제37회 청룡영화상 올가이드 [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