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김산호가 그립다.
tvN 월화극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가 이영애(김현숙)와 이승준(이승준)의 엇갈린 연애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22일 방송된 '막돼먹은 영애씨'에서는 결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또다시 도망친 이승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영애는 이승준과의 연애를 반대하는 모친 김정하(김정하)를 설득했다. 딸의 고백에 김정하도 마음을 열고 식사자리에 이승준을 초대하려 했다. 그러나 이승준은 결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상갓집에 가야한다는 거짓말로 약속을 깼다. 하지만 이영애에게 거짓말을 들켰고 이승준은 또다시 도망갔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러브라인이 또다시 꼬이면서 '이럴거면 차라리 김산호를 돌려달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이영애의 연애사는 험난했다. 이영애를 이용하거나 도피처로 삼은 남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첫 남자친구인 김치국(김치국)은 순진한 이영애를 돈줄로 여기며 바람을 피웠다. 이영애와의 연애 중 다른 여자와 결혼까지 했던 그는 이혼의 아픔과 외로움을 달래려는 목적으로 또다시 이영애를 이용했다.
두번째 남자친구였던 '도련님' 최원준(최원준)은 가정사를 잊고 싶은 마음에 이영애와의 연애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영애의 고백이 부담스럽다며 거절했지만 가세가 기울자 이영애를 찾았고, 집안 형편이 나아진 뒤에는 정략 결혼을 피하고자 이영애와의 결혼을 얘기했다.
세번째 남자친구였던 장동건(이해영) 역시 9년 동안 사귀던 여자친구를 잊기 위한 몸부림으로 이영애에게 만취 고백을 했다. 언제나 사랑 앞에서는 돼먹은 이영애는 온갖 순정을 다 바쳤지만 장동건은 끝까지 전 여자친구를 지워내지 못했다. 그리고 한 달 동안이나 잠수를 타더니 파혼을 선언해 버렸다.
이승준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름끼치게 좋아하는 영애씨라고 말은 하지만 언제나 결정적일 때 발을 뺐다. 사기 당한 충격으로 고백을 미뤘던 것은 이해가 되는 일이지만 이영애를 놓아주지도, 그렇다고 화끈하게 마음을 보여주지도 않는 우유부단한 성격은 시청자에게 실망을 안겼다.
그래서 김산호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산호는 이영애의 남자친구들 중 유일하게 직진 로맨스를 선보였던 인물이다. 처음에는 외모 지상주의자 였던 탓에 못생기고 뚱뚱한 이영애를 사람 취급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변지원(인서연)의 설득에 마음을 열고 이영애를 '못생긴 친구 1호'로 임명했다. 이후 인간적이고 따뜻한 이영애의 마음씨에 반해 사랑을 키워갔다. 이영애가 장동건 때문에 힘들어 할때는 어깨를 빌려줬고 남자답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이영애와의 연애가 시작된 뒤에도 마찬가지. 화려한 여성 편력이 있었던 김산호를 믿지 못하는 이영애를 진심으로 보듬어줬고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나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화끈했던 김산호의 연애법은 이제까지 이영애의 남자들이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라 시청자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필요에 의해서, 혹은 어떤 목적을 갖고 이영애를 대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연애를 시작했던 유일한 남자친구였기 때문에 '역대급 케미'라는 말도 나왔다. 그만큼 김산호의 존재는 이영애는 물론 그의 돌고 도는 연애사에 지칠대로 지친 시청자들에게도 위로가 됐다.
이승준은 김산호 다음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던 남자친구이지만 이번에도 중요한 순간 발을 빼고 이영애의 연애는 또다시 구렁텅이에 빠지자 김산호 지지파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게 됐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시즌 14에 이어 시즌 15에서도 꼬일대로 꼬인 삼각관계에 치중한 모습이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파란만장한 이영애의 연애사를 지켜본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영애의 해피엔딩을 염원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제 절반만을 앞둔 '막돼먹은 영애씨'가 삼각관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시청자의 바람을 수용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제37회 청룡영화상 올가이드 [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