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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100억원대 블록버스터가 우후죽순 등장하는 가운데 순 제작비 30억원으로 알뜰 살뜰하게 만든 웰메이드 미스테리 영화가 탄생했다. 여성 감독이 만들고 여배우들이 주인공인 미스터리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이언희 감독, 다이스필름 제작)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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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는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된 엄마 지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번에도 의심할 여지 없이 완벽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엄지원은 "에너지를 많이 쏟은 작품이다. 더위 속에서 뛰는 것들 같은 점이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가장 힘든 점은 딸을 잃은 엄마의 감정에 대해 매 순간 고민됐다. 육체적인 힘듦보다 정신적인 고충이 더 컸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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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은 "처음부터 한매는 중국인이었다. 느낌상 중국의 변방에서 온 인물로 설정했다. 중국어 연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기도 했지만 끝내 선택하게 됐다. 큰 마음 먹고 결정하게 된 캐릭터였다. 시나리오를 읽고 기분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시나리오였고 더 고민할 것 없이 선택하게 됐다. 한국말로 한국인 연기를 하지 않아 떨리고 두렵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아역들과 연기 호흡에 대해 "아기들 촬영이 쉽지 않았다. 너무 더운 여름이라 아기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이제 노하우가 쌓였는데 다시 촬영한다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장에서는 아기들이 낯설어하고 무서워하기도 했지만 마지막 촬영쯤엔 제법 친해져 다가가기 쉬웠다. 하지만 확실히 아기들과 촬영은 어려웠다"고 웃었다.
공효진은 "한매를 처음 봤을 때 여리고 뽀얀 얼굴이지만 점이 많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았을 것 같은 인물로 느껴졌다. 나이도 불분명한 인물인데, 관객이 너무 벗어나지 않으면서 새롭게 느껴지길 바랐다"며 "중국어 보다 어려웠던 연기가 바로 어눌한 한국어다. 어눌하게 하는 한국어 연기를 보면서 '관객이 웃으면 어쩌지?'라며 걱정하기도 했다. 촬영 당시에도 스태프가 내가 한 대사를 듣고 웃음이 터지면 어쩌나 싶기도 했다. 그 어눌한 감정을 살리는게 참 어렵더라. 사전에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중국어 선생님을 만났고 그분이 하는 한국어를 들으면서 연기를 연습했다. 후시 녹음을 할 때도 중국어를 최대한 유창하게 들리길 바라는 마음에 열심히 중국어 대사를 연기했다. 중국 관객이 본다면 부족함이 많겠지만 애정을 갖고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직도 걱정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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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실 '공블리'가 중국인 한매 역을 맡을 때 어울릴지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공효진을 믿었다. 일단 내가 배우 공효진에게 보고 싶었던 캐릭터였고 그래서 출연을 제안했다. 쉽지 않았던 역할인데 너무 완벽히 소화해 감사했다"고 인사를 전했다.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쫀쫀한 스토리로 100분을 가득 채운 '미씽'은 순 제작비 30억원(총 제작비 50억원)으로 만든 중·저예산 영화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00억원의 블록버스터가 부럽지 않은 명작이었던 것. '미씽: 사라진 여자'는 충무로 여배우 기근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배우 영화, 여성 감독 영화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한편, '미씽: 사라진 여자'는 엄지원, 공효진, 김희원, 박해준 등이 가세했고 '어깨너머의 연인' '…ing'의 이언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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