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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형적인 못된 악녀 백마리를 임세미는 도저히 미워할 수 없이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오히려 나쁜 짓을 벌일 때마다 빈틈을 드러내고 실수하고 넘어지는 백마리가 안쓰럽게 느껴지기 까지 했다. 백수 조인성(오대환)과 코믹 커플 연기를 펼칠 때는 악역이라는 설정이 무색할 정도로 애청자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기까지 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만난 임세미는 '쇼핑왕 루이'를 향한 시청자들의 뜨거웠던 사랑을 언급하며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중 철없고 코믹했던 백마리의 모습이 생각나지 않고 차분하고 조근조근 입을 여는 임세미에게 또 다시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하 임세미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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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정도까지 높은 시청률이 나올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어요. 다만 우리 드라마가 가진 특별한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라는 확신은 있었죠. 매회 시청률이 올라가는 걸 볼 때 마다 감사한 마음이 뿐이었어요. 배우들이 대본에서 느낀 귀엽고 사랑스럽고 깨끗한 감성을 시청자분들도 고스란히 느껴주신 것 같아 기쁘고 신기했어요.
-'쇼핑왕 루이'가 상승세를 타면서 1위를 차지했었으나 최종회에서는 안타깝게 1위 자리를 뺏겼다.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물론 마지막회까지 1위로 종영했으면 좋았기만 배우들은 그게 개의치 않았어요. 한 번이라도 1위를 해봤으니 됐다 싶었죠. 저희끼리는 촬영하는 내내 너무 재미있고 행복했기 때문에 시청률에 크게 흔들리거나 휘둘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우리 작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 같아요. 루이는 할머니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살았던 사람이지만 그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법도 아는 인물이었죠. 반대로 백마리는 어렸을 때부터 온갖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얘기만 듣고 자랐을 인물이지만 사랑을 진심으로 주는 법을 몰랐어요. 하지만 결국 백마리도 그 방법을 알게 됐죠.
-망가지고 웃긴 연기도 서슴지 않았다.
과연 내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내려놔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었어요.(웃음) 하지만 촬영할 때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극중 백마리가 얼굴을 가리기 위해 스카프부터 선그라스 까지 얼굴을 꽁꽁 싸매고 가는 신을 촬영할 때는 제 모습을 보고 선배님들이 다 빵 터졌어요.(웃음)
그렇게 웃음을 드리고 나니까 망가지는 게 즐겁고 재미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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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았던 마리가 보잘 것 없는 백수와 이어지게 된다는 건 알고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더러울 줄은 몰랐어요.(웃음) '더럽'이라는 이름으로 맺어지게 될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보면 볼수록 사랑스러웠던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도 백마리와 조인성이 더 잘됐으면 좋겠다고 많이 응원해주셔서 만족해요. 시청자분들이 재미있게 보셨다면 그걸로 만족하고 감사해요.
-실제로 극중 조인성 같은 남자는 어떤가.
실제로는 좋아하지 못했겠죠.(웃음) 하지만 백마리라면 조인성 같은 남자에게 확실히 빠졌을 것 같아요. 백마리는 그동안 '금사빠'로 짝사랑만 하고 살았거든요. 그 짝사랑도 진짜 사랑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그동안 백마리는 입에 바른 칭찬만 받으며 살았지만 그녀에게 진심으로 다가온 사람은 없었을 거에요. 하지만 조인성은 백마리는 진심으로 대해줬죠.
-시즌2가 나온다면 백마리의 로맨스는 어떻게 그려질까.
일단 장르는 시트콤이 되겠죠?(웃음) 백마리가 조인성의 사랑을 받기 전까지는 루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차중원한테도 사랑받지 못하고, 심지어 엄마가 선보라고 했던 남자한테까지 차이잖아요. 그래서 속편에서는 마리가 모든 남자들에게 사랑 받았음 좋겠어요.(웃음)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