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방시혁 "뮤비보며 통곡하는 팬들...방탄소년단의 힘 실감"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6-11-19 08:12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방탄소년단의 무대는 이제 국내만이 아니다. 전 세계 대중음악의 인기척도인 미국 빌보드 차트에 세 차례나 이름을 올렸고,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영국의 메인차트도 결국 뚫었다. 중국을 비롯해 미국, 브라질, 캐나다, 핀란드, 홍콩, 뉴질랜드, 싱가포르, 노르웨이, 대만 등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나라는 무려 23곳에 달한다. '케이팝 열풍'이란 진부한 수식어로는 이해가 쉽지 않은, 데뷔 4년차 그룹의 거침없는 행보다.

두터운 글로벌 팬덤을 쌓은 방탄소년단의 중심에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인 방시혁이 있다. 백지영 '총 맞은 것처럼', 2AM '죽어도 못 보내' 등 심금 울리는 가요 발라드에 정통한 히트 작곡가이지만, 처음부터 방탄소년단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방탄소년단이란 그룹 자체가 '힙합'과 '아이돌'이란 두 키워드를 결합한 팀이었기에 양쪽 어느 분야에서도 인정받기는 쉽지 않았다. '힙합 하는 아이돌'이란 편견 자체가 이들에겐 높은 진입장벽이었다.

방시혁은 "사실 인기비결이라고 할 건 딱히 없다"며 오히려 궁금해 하는 쪽이었다. 그의 입장에서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인기였다. 케이팝 시장이 전무한 나라에서의 반응도 놀랍지만, 미국 빌보드와 영국 UK차트 진입은 분명 고무적인 성과였다. 아시아 아티스트의 음악이 태생적으로 문화가 다른 서구 팬들에 공감을 얻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프로듀서로서 여러 분야의 창작자들과 함께 멤버들이 음악적 기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었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멤버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어요. 음악적으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무대 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욕심, 팬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한 점이 비결이라면 비결이 아닐까요. 덕분에 빌보드 성적이라는 좋은 결과가 모두에게 선물로 다가온 걸지도요. 전세계 팬 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전세계 대중음악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미국 빌보드와 영국 UK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건 의미있는 성과다. 빌보드 메인 차트 '빌보드 200' 2주 연속 진입했고 '소셜 50'과 '월드 앨범차트'에서도 2주 연속 1위 차지하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중 영국 차트 진입은 의미가 크다. 방탄소년단 2집은 UK 앨범 차트 62위를 비롯해 인디 앨범 차트 16위에도 진입했다. 미국 빌보드와 함께 양대 팝 차트로 평가 받는 UK 차트에서는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적은 있지만 앨범 차트에 한국 가수가 진입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통적으로 음악적인 자존심이 강한 영국 팝 시장에 진입했다는 것 자체가 특별했다. 전 세계적으로 셔플 댄스 열풍을 이끈 LMFAO 조차도 영국 차트에선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그만큼 영국 UK차트는 팝 시장 트렌드와는 별개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브리티쉬록 센세이션을 형성할 만큼 자부심으로 대표되는 영국 차트 내에, 게다가 아시아 가수가 순위에 진입한 것은 두터운 팬덤을 증명한 셈이다.

"정말 의외의 성과는 영국 차트에 오른 것이었어요. 빌보드는 이 전 두 개의 앨범(화양연화 pt.2, 화양연화 Young Forever)으로 두 번 연속 진입한 적이 있어서 어느 정도 좋은 성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 영국 차트 진입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죠. 아시안들에게 차트를 내주지 않는 보수적인 성향의 UK 차트에서 62위라는 순위를 올린 걸 보며 전 세계 팬들이 방탄소년단에 얼마나 큰 응원을 보내주는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어요."


의외의 뜨거운 반응에 방시혁 역시 인기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평소 '인터넷 서핑'을 즐긴다는 그는 평소 유튜버들이 올리는 리액션 비디오를 자주 모니터하며 전 세계 팬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체크하기도 했다. 그래서 찾은 답은 방탄소년단의 트렌디한 음악과 더불어, 데뷔 때부터의 SNS소통, 음악과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에 대한 공감이다. 그중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시아 아티스트와 서구 팬들이 공감을 이뤘다는 것은 제작자에게 너무나 큰 감동이었다.


"유튜브 리액션 비디오를 자주 보면서 해외 팬들이 방탄소년단의 어떤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간접적으로는 알고 있었어요. 그 중 전세계 팬들이 방탄소년단의 'I Need U'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통곡하는 반응은 아주 놀라웠죠. 지금 시대의 청춘들이 느끼는 고통을 표현하고자 했는데 이것이 단순히 한국의 얘기가 아니라 범세계적인 공감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어쩌면 극단적이라 할 수 있는 내러티브에 전 세계 팬들이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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