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9년 축하무대에서 2PM 택연이 공연중 옷을 찢는 퍼포먼스로 우람한 복근을 자랑했다. 평소 자신의 이상형으로 꼽아왔던 배우 하지원 앞에서 당당하게 상의를 탈의해 더 주목 받았다. 하지원은 짐승돌 택연 '복근 응원'을 받아 그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 |
한 해의 영화계를 결산하는 국내 최고의 영화축제인 청룡영화상에서 축하공연은 상의 권위에 의미와 화려함을 더한다. 시상식에 참석하는 영화인들도 그 해에 어떤 무대가 펼쳐질지 가장 궁금해하는 순서이기도 하다. 먼저, 당대 가장 핫한 스타들이 최고의 배우들 앞에서 무대를 꾸민다. 쟁쟁한 가수들이 공연을 펼치기도 하고, 배우들이 숨은 노래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청룡의 축하무대는 단순히 화려함을 넘어 영화팬들과 영화인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일깨우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배우 장진영을 추모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고. 배우 이은주가 세상을 등지기 전 애절한 노래 실력을 보여줬던 곳도 바로 청룡의 무대였다.
2007년 시상식에서 한예슬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용의주도 미스신'의 OST로 무대에 올라 깜찍 발랄한 무대 매너로 좌중을 압도했다. 이날 한예슬은 공연에 열중한 나머지 상의 속옷이 살짝 노출돼 관심이 받았다. 그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한예슬은 "무대에서 노출된 거 뽕브라 아니다. 공연을 무사히 끝내야 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고 당당한 속내를 밝혀서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2006년 27회 축하무대에서는 가수왕 최곤으로 변신한 박중훈이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보여줬던 노래실력을 뽐냈다. "가수가 아니라 연기의 일환으로 노래를 불렀다" 는 멘트를 날리며 '비와 당신'을 열창했다.
2008년에는 가수 비가 MC 김혜수에게 다가가 노래를 부르며 꽃다발을 선사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가장 '섹시한 남자'였던 비는 자신의 신곡 '내여자'를 부르며 김혜수에게 장미 꽃다발을 선물했다. 이에 김혜수는 "비씨가 나에게 장미 한송이의 빚이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풍성하게 갚아주셨다"고 화답해 눈길을 끌었다.
2009년은 신승훈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장진영을 추모하는 무대를 만들었다. 신승훈이 자신의 히트곡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라는 노래로 관중들을 고인에 대한 추억의 시간으로 이끌어 깊은 여운을 남겼다. 故장진영은 '소름'과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두 차례나 차지한 바 있다.
2009년 시상식에서는 '노 러브 노 모어'(No Love No More)를 부르며 터프한 댄스를 선보이던 박진영이 MC석에 난입했다. 김혜수의 호응속에 즉석해서 부비부비 춤을 선보였던 박진영은 MC 호흡을 맞췄던 이범수의 시샘어린 시선을 받았다.'
이전 장면에서, 박진영은 '허니'를 부르며 객석으로 들어가 손예진과 김옥빈등 여배우들을 유혹했다. 이에 옆자리에 앉아있던 배우 고수가 박진영을 막는 제스처를 취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2013년 공연에서는 '국민 첫 사랑' 수지가 복근을 드러낸 섹시한 블랙의상으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신곡 '허쉬'를 부르는 미쓰에이의 파격적인 군무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2012년에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에 나온 곡 '풍문으로 들었소'를 부르다 갑자기 관객석으로 돌진했다. 이날 장기하는 검은색 가죽자켓을 입고 등장해 휘파람으로 노래를 부르더니 관객석으로 진입,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장기하와 얼굴들은 영화 속 한 장면을 꾸미 듯 신명나고 경쾌한 노래로 관객들과 하나가 됐다.
2014년 아이유는 무대에 올라 자전거 탄 풍경의 노래이자 영화 '클래식'의 OST인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불렀다. 이날 무대에서 아이유는 영화 '클래식'을 연상시키는 옛 교복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이어 영화 '친구'OST인 '연극이 끝난 후'도 불러 배우들을 집중시켰다. 특히 손예진은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클래식'의 OST가 흐르자 흐뭇한 표정으로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잡혀 눈길을 끌었다.
2015년 축하무대는 대세 걸그룹 AOA가 치어리더 복장으로 관객들을 심쿵하게 만든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설현은 이날 인기스타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다시 한번 무대에 섰다. 같은 무대에서 가수와 배우를 오갔던 설현은 "믿기지 않아, 좋은 상에 감사하다"는 수상소감을 남겼다.
이제 37번째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축하무대의 스포트라이트는 과연 누가 받게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11.18/
제37회 청룡영화상,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Copyr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