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서하준 "'복면가왕' 출연, 어머니 위한 깜짝 이벤트"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1-17 13:25


드라마 '옥중화' 서하준.
청담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주말극 '옥중화'를 마친 배우 서하준을 만났다.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진세연)와 조선 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고수)의 이야기를 그린 어드벤처 사극이다. 서하준은 극중 옥녀의 최대 조력자이자 조선의 13대 왕인 명종 역을 맡았다.

극이 진행되는 내내 옥녀를 향한 명종의 순정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신분의 차이 때문에 이뤄지기 어려운 사랑이었지만 옥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구명해주고 필요하다면 어머니 문정왕후(김미숙)에게까지 맞서는 모습은 듬직했다. 그런가하면 옥녀에게만 보여주는 귀여운 허당기에 시청자들도 미소짓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옥녀와 명종은 이뤄질 수 없는 관계였다.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옥녀가 사실은 왕실의 핏줄이라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명종은 옥녀를 향하던 마음을 접었고 가족으로 옥녀를 받아들였다. 갑자기 변화된 로맨스에 서운하지는 않았을까.

"옥녀가 옹주가 될 거라는 확답을 주시지 않았었어요. 안 가르쳐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촬영하는 내내 마음이 간지러웠어요. 결국 안 가르쳐주신 게 맞더라고요. 명종이 옥녀가 옹주라는 걸 모르는데 서하준은 알고 대한다면 잘못된 감정이 나왔을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열린 결말이다 보니까 당황스럽거나 그런 부분은 없었어요. '결국 옹주였어' 이런 느낌이었어요."


드라마 '옥중화' 서하준.
청담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극중에서는 사랑이 불발됐다지만 1989년생 남성 서하준으로서는 연애를 즐겨야 할듯 하다. 스스로도 "연애 하고 싶다"며 웃는다. 뭔가 자신에게는 없는 것을 가진 사람, 배울점이 있는 사람이 좋다고. 그렇다면 '옥중화'의 옥녀와 같은 캐릭터는 어떨까.

"좋죠. 항상 밝고 긍정적이잖아요. 옥녀를 연기한 진세연 씨도 그런 기운이 있어요. 같이 얘기하면 분위기가 밝아져요. 촬영장에서도 스태프가 다 지쳤을 때 옥녀가 나타나면 현장 분위기가 밝아졌어요. 공기청정기 같은 분이에요."

사실 요즘 '옥중화' 외에 서하준을 다시 보게 만든 계기가 있다. 바로 MBC '일밤-복면가왕'이다. 서하준은 10월 16일 방송된 '복면가왕'에 '어른들은 몰라요 피터팬'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했다. 당시 그는 '밀당 요정 팅커벨'에 밀려 1라운드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예상밖의 노래 실력으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사실 제가 예능을 좀 무서워하고 두려워해요. 그래서 '복면가왕'도 고심하다 출연했어요. 세번째 기회가 왔을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저는 직업이 배우이다 보니 저나 캐릭터에 대한 얘기를 할 기회는 많지만 뭔가 감사하다거나 미안하다거나 하는 메시지를 전할 기회는 별로 없을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어머니가 피아노 전공이셔서 음악 프로그램을 항상 챙겨보시거든요. 만약 이 무대에서 가면을 쓰고 노래하다가 가면을 벗고 한마디 하면 좋은 이벤트가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예 탈락곡도 생각하고 갔어요. 원래는 '가족사진'을 부르려고 했는데 컨디션 좋을 때가 아니면 부르면 안되겠다 싶어서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가로수 그늘 아래서'를 불렀어요. 그런데 한 5초 좋아하시더니 놀리시더라고요.(웃음)"


어머니를 위한 이벤트는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아직 예능 프로그램은 무리란다. 대신 본업인 연기에 더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일단 다음 작품, 다음 캐릭터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게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 같아요. 어떤 캐릭터를 갖고 싶다는 욕심은 아직 갖지 않으려고 해요. 발전하고 배워야 할 시기인데 지금 뭘 하고 싶다고 마침표를 찍어놓으면 그 캐릭터에 갇힐 것 같아서요. 작품에 욕심을 내고 다양한 삶을 살다 보면 제 색깔이 짙어질 것이고 그때 뭔가를 바라고 선택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제37회 청룡영화상,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