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새로운 힐링 가족극이 탄생했다.
KBS2 수목극 '오 마이 금비'가 16일 처음으로 시청자와 만났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금비(허정은)와 모휘철(오지호), 고강희(박진희)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처음으로 아버지의 존재를 알게된 유금비는 모휘철을 찾아갔다. 모휘철은 위조미술품 유통 혐의로 체포됐던 상태였지만 초범인데다 유금비의 읍소로 선고 유예로 풀려났다. 그러나 모휘철은 유금비의 존재를 부정했다. 이런 가운데 눈치 빠른 유금비는 모휘철이 고강희를 상대로 사기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유금비는 식당에서 자신에게 호의를 보인 고강희에게 피해를 입히려는 아버지 모휘철에게 강력한 불만을 표출했다.
'오 마이 금비'는 당초 수목극 최약체로 분류됐던 작품이다. 청춘 스타를 내세운 것도 아니었고 주류 장르인 로코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동 치매에 걸린 아이와 그를 돌보는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뻔한 신파극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오 마이 금비'는 첫방송부터 이러한 우려를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아이리스' 김영조PD의 연출작답게 첫 방송부터 만남과 갈등을 한번에 담아내는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선을 끌었다. 또 신파극이 아니라고 외치듯 유쾌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여기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건 역시 오지호와 허정은이다. 딸의 존재를 부인하는 아버지와 그럼에도 "아빠와 살래요"라고 말하는 아이가 티격태격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은 꽤나 알콩달콩하고 귀여웠다. 특히 사랑스러운 허정은의 매력에 시청자들도 미소짓게 됐다. 미스터리 코드도 가미됐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고강희를 등장시켜 어떠한 사연을 갖고 있는지, 또 모휘철 부녀와는 어떤 관계를 맺게될지 궁금증을 자극한 것이다.
이처럼 '오 마이 금비'는 첫 방송부터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탄탄한 작품성, 막장이나 신파 등의 무리수가 없는 연출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 쏟아져나온 로코물의 뻔한 사랑 공식에 피로도가 높았던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힐링물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시청자들 역시 매니아층을 확보하는데 무리가 없는 드라마라는 것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시청률도 이를 입증한다. 비록 SBS '푸른바다의 전설'(16.4%,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는 밀렸지만 5.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MBC '역도요정 김복주'를 따돌리고 수목극 2위에 안착한 것이다.
과연 '오 마이 금비'는 기분 좋은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까. 작품은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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