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정채연 "TV만 틀면 나온다고요? 내년도 딱 올해 같기를"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6-11-16 16:18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스무살 정채연의 시계는 남들보다 빠르게 돌아간다. 눈코 뜰 새 없이 새벽부터 화장을 고치고 음악 방송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한다. 그리고 배우로, CF스타로 누구보다 바쁘게 24시간을 보냈다. TV만 틀면 나온다는 말이 딱이다. "가장 바빴을 때는 4일 동안 30분 밖에 못잔 적도 있다"는 그는 "그래도 해보고 싶던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어 즐겁고 행복한 한 해였다"며 활짝 웃었다. 정채연에게 지난 가을은 아침이 없던 계절로 남아있다. 꽃보다 아름다운 스무살을 맞이한 정채연의 꿈이 만개했다.

올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엠넷 '프로듀스101'의 연습생으로 시작해 걸그룹 아이오아이와 다이아, 두 팀에서 '꽃미모 센터'로 활약했고,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선 '노량진 핵미모'란 애칭을 얻었다. 이렇게 이름 앞에는 여러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걸그룹 활동, 성공적인 첫 연기 도전 등 빠듯한 일정 속을 보낸 한해였다.

"사실 저한테 아침은 없었어요. 가장 바빴을 때는 기상이라는 게 없었죠. 4일 동안 잠을 30분 잔 적도 있었어요. 그렇다고 틈틈이 자본 적도 없었어요. 다음 걸 준비해야 하니까. 원래 솔직히 유명해지고 싶어서 배우, 아이돌을 하려고 했던 게 아니었고, 재미있게 도전하자는 게 목표였는데 어느 순간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었죠. 그래도 '예전처럼 행복하게 하자'고 하면서 버텼어요. 정신없이 바빴지만 돌아보면 행복한 기억 뿐이죠."

정채연은 '혼술남녀'를 통해 본격적인 첫 정극 연기에 나섰다. 새침하고 도도한 '노량진 핵미모' 정채연 역은 정채연의 실제 이미지와도 맞아 떨어지며 극에 잘 녹아들었다. 지금은 차세대 연기돌로 주목받게 됐지만 이는 정채연의 고집 덕분이었다. 오디션을 통해 드라마에 발탁된 그는 소속사의 반대까지 이겨내며 가수, 연기활동을 병행했다.


"소속사에서는 앞으로의 스케줄이 걱정된다며 반대가 심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하고 싶었죠. 걱정도 되고 반대도 심하셨는데 '네가 할 수 있다고 하면 해라'라고 하셨어요. '네가 잠을 못 자더라도 해. 하고 싶으면'이라는 말에 더 오기가 생겼어요. 그만큼 애착이 많이 갔어요. 잠을 못자더라도 연기를 하고 싶었죠."

연기자로 막 첫 발을 내딛은 정채연은 첫 작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분에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또 앞으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여러 직업으로 살아가는 배우의 매력은 곧 그가 연기를 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지 못한 게 아쉽다"는 정채연은 여고생 배역이 탐난다며 눈을 빛냈다.

"제가 연기를 하고 싶었던 건 경험하고 싶은 직업이 많았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그냥 역할은 뭐든지 상관 없어요.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학교 생활에 대한 기억이 없어서 그런지 당장은 학생 역할을 하고 싶구요. 정말 사극 연기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나중에는 꼭 도전해보고 싶죠. 사극 말투로 연기하는 제 모습도 어울릴까요?"(웃음)

쉴 틈 없이 바쁜 한 해를 보낸 정채연은 이제야 한 숨 돌린다. 현재는 연말 시상식 준비에 한창이다.


"내년에도 이번 연도처럼 열심히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어요. 제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조금 더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무슨 일이든 시작할 때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과 설렘이 있는데, 지금 보면 다 잘 마무리 됐더라고요. 그 과정은 힘들기도 하고 속상한 일도 있었지만요. 정신없이 바빠도 내년도 올해만 같았으면 참 좋겠어요."


hero16@sportschosun.com

제37회 청룡영화상,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