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진세연 "20% 넘은 '옥중화, 망했다는 반응 속상해"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11-11 14:46 | 최종수정 2016-11-14 07:03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의 여주인공 진세연이 8일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진세연)와 조선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고수)가 펼치는 어드벤처 사극이다.
이태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11.0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배우 진세연이 최고의 명장과 함께 긴 달리기를 마쳤다.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진세연)의 이야기를 그린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연출 이병훈·최정규, 극본 최완규)가 지난 6일 51부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극중 감옥에서 태어났지만 경국대전을 줄줄 외울 정도로 영특하면서도 전옥서에서 자신을 낳고 죽었다는 어머니에 대한 비밀과 복수를 다짐하는 옥녀 역을 맡은 진세연은 자신의 첫 사극임에도 55부나 되는 긴 작품을 종영까지 무사히 이끌었다.

드라마 종영 직후 인터뷰를 위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진세연은 '옥중화'를 떠나보내는 시원섭섭한 마음을 전했다.

"7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촬영하면서 언제 끝날까 싶었는데 막상 마무리하고 나니까 너무 아쉽고 서운해요. 속 시원할 줄 알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아쉽지 않은 게 없어요. 전옥소에서 마지막 촬영을 했는데, 거기서도 엄청 울고 스태프들 앞에서 소감을 말할 때도 울고 분장실에 가서도 울고 종방연을 하다가도 울었죠. (웃음) 촬영을 다 마치고 정준호 선배님이 '50부작을 했으니까 50년만큼 더 산거다. 그 만큼 많이 성숙해졌을 거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감사했어요."

진세연은 무사히 작품을 마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이병훈 감독의 따뜻한 조언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꼽았다. 이병훈 감독은 '대장금'(2004), '이산'(2007), '동이'(2010) 등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우리나라 대표 사극을 연출한 사극의 명장이다.
"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놀랍고 감사한 순간이 계속 이어졌어요. 감독님은 어떤 상황이든 배우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주시는 분이에요. 배우가 현장에서 절대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이끌어주시죠. 그리고 본인이 생각해 놓은 확고한 그림이 있어서 연기 디렉팅도 굉장히 정확히 해주세요. 아무래도 큰 작품이라서 부담감이 컸는데 감독님의 정확한 디렉팅 덕분에 명확해지는 기분이라 정말 감사했어요."

이병훈 감독의 작품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지만 이병훈 감독의 작품이기에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다. 이병훈 감독이 그동안 이영애('대장금'), 한지민('이산'), 한효주('동이')등 당대 최고의 톱여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진세연이 타이틀롤을 맡는다는 전해진 직후 '여배우가 약하다'는 의견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은 방송 초반까지 이어졌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처음 사극에 출연하는 진세연의 연기가 어색하다는 의견이 속속 올라왔다.

"제가 이런 큰 작품을 맡게 됐다는 거에 대해 우려하시는 분들의 많았다는 걸 알아요. 그걸 없애기 위해서는 제가 연기를 잘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작품 들어가기 전부터 감독님이랑 사무실에서 따로 만나 두 달 정도 연기 연습을 계속하고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 중간 어색한 부분에 대한 시청자분들의 지적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감독님께도 시청자분들에게도 정말 죄송할 뿐이었어요. 진짜 열심히 한 거였는데 시청자분들게 와닿지 않았다면 그건 전적으로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니까요."

시청자의 냉정한 평가에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가장 힘을 준 것도 시청자다. 진세연은 '옥중화'의 촬영장을 찾아온 시청자와 팬들이 건네는 따뜻한 응원에 힘을 얻으며 촬영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촬영장인 MBC '드라미아'(대장금파크)에 가족 단위 관광객 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아주머니들이 저를 보시면 '옥녀! 왜이렇게 잘해~' '옥녀 파이팅!' 이라며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그런 말을 직접 들으면 정말 정말 힘이 났죠."
그렇게 온탕과 냉탕을 오고 갔던 '옥중화'는 22.6%(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줄곧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했지만, 최고 50%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대장금', 30%를 넘었던 '이산' 등 매회 엄청난 화제와 이슈를 뿌렸던 이병훈 감독의 전작에 비해 아쉬운 성적이었던 건 사실이다.

"동시간대 1위에 시청률 20%를 넘긴 작품인데 망한 작품처럼 비춰져서 속상하긴 하죠. 시청률에 비해 이슈가 적어서 그런 반응이 나온 것 같기도 하고 이병훈 감독님의 전작이 워낙에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라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다만 제가 주인공인데 저 때문에 그런 것 같아서 선배님들에게 죄송하해요. 그럼에도 선배님들이 정말 응원을 많이 해줬다. 이세창 선배님은 제게 '후배인데도 난 니가 존경스럽다'는 말까지 해주셨다. 제가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있나 송구스럽고 감사해요."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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