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①] '인어' 전지현, '천송이' 전지현 넘을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1-09 15:10 | 최종수정 2016-11-12 13:42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전지현은 이번에도 신드롬을 불러올까.

SBS 새 수목극 '푸른바다의 전설'이 16일 첫 방송된다. '푸른바다의 전설'은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전지현은 극중 인어 심청 역을 맡았다. 과연 전지현은 전작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처럼 이번에도 신드롬을 불러올 수 있을까.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게 사실이다. '별그대' 때와 지금의 전지현은 상황이 다르다. '별그대' 때의 전지현은 30대가 되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배우였지만, 이번엔 아이까지 출산한 유부녀 배우다. 그런 그가 6세 연하의 싱글 배우 이민호와 연인 호흡을 맞췄을 때 대중이 이질감 없이 받아들여줄 것인지는 미지수다.

캐릭터 자체도 의심은 간다. '별그대'에서 보여준 천송이 캐릭터와 '푸른바다의 전설'의 인어 캐릭터는 사실 큰 차이가 없다.

'별그대'의 천송이는 귀여운 푼수였다. 여신 외모를 깎아먹는 자뻑과 무식의 아이콘으로서 거침없이 망가지는 전지현의 코믹 연기는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극이 진행되면서는 자신을 배신한 동료들을 용서하는 대인배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푸른바다의 전설'의 인어 역시 비슷하다. 이번에도 통통 튀는 푼수다. 8일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도 파스타를 손으로 집어먹는다거나, 어항 속 물고기를 보며 으르렁대는 등의 코믹 연기가 담겼다. 인어이기 때문에 지상 세계를 모른다는 훌륭한 핑계거리가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맥락이 같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표현에 차별점을 두는데에도 한계가 분명 있다. 여기에서 오는 기시감과 식상함을 전지현이 어떻게 이겨낼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역시 전지현이라는 이름 석 자를 들었을 때 생기는 기대감은 무시할 수 없다.

일단 전지현의 내공을 믿는다. 워낙 '로코퀸' 이미지가 강해서 그렇지 전지현은 무척 다양한 변신을 시도했던 배우다. 영화 '시월애'로 절절한 멜로를 보여주기도 했고, '4인용 식탁'에서는 기면증 환자로서 속내를 알 수 없는 묘한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도둑들'에서는 예니콜 캐릭터를 맡아 시원시원한 액션과 찰진 대사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베를린'에서는 차분하고 절제된 연기를, '암살'에서는 1인 2역 연기를 소화해냈다. 작품의 흥행 성적에는 갭이 있지만 어쨌든 이렇게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여배우가 많지 않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엽기적인 그녀', '도둑들', '별그대'처럼 밝고 망가지는 캐릭터를 맡았을 때 흥행에 성공했던 전력이 있어 연기가 한정적인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예쁜 척 하지 않고, 망가질 때 화끈하게 망가질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캐릭터 몰입력이 뛰어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CF퀸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얘기는 다르다. 엘라스틴, 클라우드, 올림푸스 카메라 등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한 제품들은 본 타이틀보다 '전지현 ㅇㅇㅇ'로 대중에게 기억된다. 즉 전지현이라는 이름 석 자가 대한민국에서는 이미 영향력 있는 브랜드가 됐다는 얘기다. CF마저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건 배우의 큰 자산이다.

무엇보다 전지현이 정말 한가지 이미지만을 갖고 있는 스타였다면 1998년부터 1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연예계에서 톱스타로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전지현은 여전히 예쁘다. 최근 공개되고 있는 '푸른바다의 전설' 티저 영상만 봐도 아이 엄마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늘씬한 몸매와 우월한 비주얼을 뽐낸다.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인어를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배우는 전지현 밖에 없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과연 전지현은 독보적인 아우라를 앞세워 '별그대'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푸른바다의 전설'은 '질투의 화신' 후속으로 16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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