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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男주연②] 갓병헌, '6전7기' 신화쓸까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6-11-10 16:58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이토록 강렬한 캐릭터가 한국 영화사에 다시 등장할 수 있을까.

배우 이병헌이 또 다시 인생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의 뇌리 속에 깊이 박혔다. 사실 지난 해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하 협녀)은 43만 관객 동원이라는 초라한 흥행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협녀'에서 이병헌의 연기만큼은 볼만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리고 11월 개봉한 '내부자들'로 이병헌은 이같은 아쉬움을 한 방에 날렸다.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은 정치깡패 안상구 역을 맡았다. 안상구는 평범한 건달 캐릭터가 아니다. 잔인하고 윤리적인 부분이 결여된 캐릭터인데다 복수심까지 불탄다. 초반 보스였다가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다시 올라서는 등 등락을 거듭하며 심경 변화 역시 만만치 않은 캐릭터다.

이병헌은 '연기 달인'답게 첫 캐릭터 분석부터 확실했다.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을 완벽히 분석해 안상구 캐릭터와 싱크로율을 '100%'로 맞췄다. 거기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안상구를 살아있는, 복수심에 불타는 인물로 그려내며 시작부터 보는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 캐릭터에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연기해내 '역시'라는 감탄사를 자아냈다. "복수극으로 가자고, 화끈하게" "모히또가서 몰디브 한잔 하자" 등의 대사 역시 맛깔나게 소화해내며 극의 재미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역할까지 해냈다. "연기 잘한다"는 평가를 늘 듣는 이병헌이지만 '내부자들' 속 캐릭터로 인해 관객들은 이병헌에 대해 혀를 내두르게 됐다.

이병헌은 그의 연기력에 비해 '청룡영화상'에서는 저평가됐던 것이 사실이다. MC를 맡을 기회는 있었지만 수상할 기회는 없었다. 2001년 MC를 맡은 해 '번지점프를 하다'로 후보에 올랐지만 '파이란'의 최민식에게 영광을 넘겼다.

2002년에는 '중독'으로 후보가 됐지만 '공공의 적' 설경구가 있었다. 2005년에도 '달콤한 인생'으로 후보에 올랐지만 '강적' 황정민이 '너는 내운명'을 들고 나왔다. 2008년과 2010년에도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과 '악마를 보았다'로 도전했지만 '추격자' 김윤석과 '이끼' 정재영에게 영광을 넘겼다. 그리고 2012년 '광해, 왕이된 남자'로 강력한 후보로 꼽혔지만 11년 전과 마찬가지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최민식에게 영예를 안기고 고배를 마셨다.그래서 '이윽고'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이병헌의 '제 37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는 뜻 깊다.

많은 이들이 연기력을 앞세워 활동 폭을 넓히려고 노력했지만 충무로에서 아시아를 넘어서 전세계적으로 연기로 인정받는 배우는 이병헌과 김윤진 정도다. 때문에 이병헌의 활약은 충무로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그리고 오는 25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 37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6전7기'에 도전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제37회 청룡영화상,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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