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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공항'①]'불륜 논란' 잠재운 웰메이드 드라마의 힘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11-10 09:4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감독의 탁월한 연출과 명품 배우들의 명연기가 '불륜 논란' 마저 잠재웠다.

KBS2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연출 김철규, 극본 이숙연)이 11일 종영된다. 지난 9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한 '공항 가는 길'은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사랑을 그린 감성 멜로 드라마다.

로맨틱 코미디가 강세를 보인 와중에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 멜로 드라마였기에 첫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지만, 기혼자의 사랑을 그린다는 점에서 '불륜 드라마'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공항 가는 길'은 그런 우려와는 거리가 멀었다. 자극적으로 그릴 수 있는 소재와 전개를 MSG를 모두 뺀 채 담백하게 그려냈다. 주인공 최수아(김하늘)과 서도우(이상윤)은 서로에게 각각 자신의 배우자로부터 받은 상처와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는 안식처가 돼 줬다. 그러면서도 배우자에 대한 죄책감과 아이에 대한 책임감 등으로 고민하고 갈등하고 괴로워하며 이들의 관계가 결코 축복받고 올바른 관계가 아님을 설명했다.
자극적이지 않은 스토리텔링 만큼이나 가을에 걸맞는 섬세하고 따뜻한 연출도 '공항 가는 길'을 웰메이드 드라마로 만들었다. 완벽한 색감과 구도 등으로 아직도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화면 연출 드라마라고 평가받는 '황진이'를 연출한 김철규 PD의 능력이 다시 한번 빛났다. 드라마 전체를 감싸는 물이 빠진 듯 한 낙엽같은 색감은 따뜻하면서도 쓸쓸한 느낌을 줬다. 또한 가을을 느낌을 그대로 담아낸 듯한 색채, 감각적인 구도와 공간 활용도 단연 눈에 띄었다.

배우들의 열연도 한몫했다. 특히 SBS '신사의 품격'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김하늘은 '멜로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입증이라도 하듯 남편을 두고 또 다른 남자에게 자꾸만 끌리는 최수아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외로움, 미안함, 모성애, 죄책감 등 모든 감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김하늘의 연기 덕에 최수아는 '불륜녀' 캐릭터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었다. 김하늘 뿐 아니라 이상윤, 신성록, 최여진, 장희진 등 배우들도 각자 아픔과 고민을 가진 캐릭터를 다층적으로 그려냈다.

한편, '공항 가는 길' 후속으로는 아동 치매에 걸린 딸과 그 딸을 보살피는 평범한 아빠의 이야기를 담은 '오 마이 금비'가 방송된다. 16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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