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女주연①] 윤여정, 45년 만에 주연상 재도전...관록 입증할까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11-09 10:49


오는 2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제37회 청룡영화상'이 개최된다. 국내 영화산업의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지난 1963년 개최, 매년 주목할만한 성취를 이룬 작품들과 한국 영화를 빛낸 영화인들을 재조명해오고 있는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청룡영화상'. 1년간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21편의 한국영화, 10명의 감독, 30명의 배우가 최종 후보에 올라 치열한 경합을 펼친다.

'청룡영화상의 꽃'으로 불리는 올해의 여우주연상에는 '아가씨'(박찬욱 감독)의 김민희, '굿바이 싱글'(김태곤 감독)의 김혜수, '덕혜옹주'(허진호 감독)의 손예진, '최악의 하루'(김종관 감독)의 한예리, '죽여주는 여자'(이재용 감독)의 윤여정이 후보에 올랐다. 특히 올해 후보자 라인업에는
69세의 나이로 '관록'의 명연기를 선보인 윤여정부터 '허리급'인 46세 김혜수, '물오른 연기'를 펼친 34세 김민희, 34세 손예진, '막내'인 32세 한예리까지 다양한 연령의 여배우들이 포진해 눈길을 끈다. 누가 받아도 손색없는, 이견 없는 별들의 전쟁이 시작된 상황. 스포츠조선이 본격적인 경쟁에 앞서 올해 활약한 여우주연상 후보들의 활약상을 분석해봤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과거보다 반짝임은 없지만, 풋풋함도 사라졌지만 여전히 멋있는, 아름다운 '여우(女優)' 윤여정(69). 그런 그가 45년 만에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에 도전한다. '죽여주는 여배우'의 '죽여주는 수상 사(史)', 청룡의 무대를 다시 한번 달굴 수 있을까?

69세의 나이로 '관록'의 명연기를 선보인 윤여정은 김혜수(굿바이 싱글) 김민희(아가씨), 손예진(덕혜옹주), 한예리(최악의 하루) 등 다른 후보 4명과 각축을 벌인다.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하며 먹고 사는 '죽여주게 잘하는' 여자 소영이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을 진짜 '죽여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죽여주는 여자'. 서울의 모텔 근처의 공원이나 광장에서 손님을 찾는 중년, 노인 매춘부를 뜻하는 일명 '박카스 할머니'를 소재로 한 영화다. 윤여정은 고령의 남성들이 모여있는 공원에서 박카스를 파는 것과 동시에 성매매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박카스 할머니'를 연기, 파격적인 도전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야말로 윤여정이 아니면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죽여주는 여자'였다. 중장년층을 비롯해 20대~30대 관객들을 사로잡은 윤여정은 세대별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삶과 죽음, 그리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로 지난 8일까지 11만5771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을 극장가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비수기 극장가 속 윤여정의 작지만 강한 선방이다.

"데뷔 이래 가장 괴로웠던 연기"라고 자평할 정도로 고통스러웠다는 윤여정. 그의 눈물 나는 열연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씨네필이 뜨거운 갈채를 보내는 중. 미국 버라이어티는 '윤여정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성취를 보여준 인생작(one of Lifetime achievements)', 김영하 작가는 '윤여정이라는 위대한 배우와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행운이다', 강형철 감독은 '윤여정의 아주 작은 몸짓, 얼굴 근육 하나하나가 오래도록, 어쩌면 영원토록 기록될 것 같은 영화' 등 윤여정에 대해 호평을 쏟아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제40회 홍콩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제42회 씨애틀국제영화제, 제62회 이탈리아타오르미나영화제 경쟁부문, 제2회 싱가포르예술국제영화제, 제15회 뉴욕아시안영화제, 제18회 타이페이영화제에 초청됐고 제20회 몬트리올판타지아영화제에서는 아시안 섹션 갱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낭보를 전했다. 이후에도 멜버른, 부산국제영화제, 벤쿠버, 런던, 파리, 브리즈번, 샌디에고 등 전 세계 영화제의 초청 릴레이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윤여정은 1971년 이후 45년 만에 두 번째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노리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1971년 열린 '제8회 청룡영화상'에서 '화녀'(김기영 감독)를 통해 여우주연상 꿰찬 윤여정. 2010년 열린 '제31회 청룡영화상'에서 '하녀'(임상수 감독)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1971년 이후 여우주연상과는 인연이 없었던 상황. 올해, 무려 45년 만에 여우주연상 도전에 나선 윤여정의 열정에 경의와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죽여주는 여배우' 윤여정의 관록이 수상으로 이어져 청룡의 무대를 밝힐 수 있길 기대해본다.


한편, '청룡영화상'은 오는 25일 오후 8시부터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개최되고 청정원이 협찬, SBS가 생중계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영화 '죽여주는 여자' 스틸 및 포스터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