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①]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 "강동원, 망가뜨리는데 실패"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11-08 17:53


영화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
삼청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1.0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엄태화(35) 감독이 첫 호흡을 맞춘 동갑내기 배우 강동원에 대해 호평을 쏟아냈다.

감성 판타지 영화 '가려진 시간'(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의 연출을 맡은 엄태화 감독.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첫 장편 상업영화를 연출하게 된 소감과 '가려진 시간'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홍익대학교 광고디자인과를 졸업, 영화아카데미에서 연출을 공부한 엄태화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쓰리, 몬스터'(04) '친절한 금자씨'(05) 연출부를, 박찬욱 감독이 동생 박찬경 감독과 함께 연출한 '파란만장'(10)에서 스토리보드와 조감독을, 박찬경 감독의 '만신'(14) 스토리보드를 맡으며 연출 감각을 길렀다.

이렇듯 박찬욱 감독의 밑에서 실력을 쌓던 엄태화 감독은 2012년 미장센단편영화제 절대악몽 부문에서 단편영화 '숲'으로 만장일치 작품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첫 독립영화 '잉투기'(13)로 탄탄한 연출력과 재기발랄한 스토리를 인정받으며 충무로 기대주로 떠올랐다.

'밀정'(16, 김지운 감독)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엄태구의 형이기도 한 엄태화 감독. '제2의 류승완·류승범 형제'로 불리며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그가 첫 장편 상업영화에서 강동원의 손을 잡았다.

멈춰진 시간 속에서 홀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 남자로 열연을 펼친 강동원. 몸은 성인이지만 마음은 13세 소년이 된 강동원은 소년과도 같은 맑은 눈빛과 순수한 얼굴을 스크린에 녹여냈다.


엄태화 감독은 "왜 강동원이었냐고 묻는다면 역시 그의 흥행력과 외모가 선택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강동원의 작품이 흥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었는데 그런 그의 상업적인 면에 기대가고 싶은 면도 있었고 무엇보다 시나리오 쓸 때부터 떠오른 첫 번째 배우이기도 했다. 어른이 된 성민이 현실로 돌아왔을 때 위화감을 주지 않는 배우가 누구일지 생각해봤는데 단번에 강동원을 떠올렸다"고 답했다.

그는 "수린 역을 맡은 신은수도 마찬가지이지만 성민은 아이 같은 성인 남자이길 바랐는데 이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강동원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또 반대로 수린은 어른 같은 아이로 보이길 바랐는데 신은수가 제격이었다. 또 두 사람의 키 차이도 선택하는데 큰 이유를 제공했다. 강동원의 아역을 연기한 이효제가 신은수 보다 키가 작은데 반대로 신은수가 강동원 옆에 있을 때는 작아 보이지 않나? 머리 하나가 작았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커져 있는 극적인 효과를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동원은 말 그대로 순정만화 이미지가 있는 배우이지 않나. 감독인 나도 볼 때마다 쳐다보게 되는 얼굴이더라. 실제 모습은 소탈하고 서글서글한데 화면 속 얼굴은 멋진 배우의 얼굴이라 놀랐다"고 전했다.


엄태화 감독은 영화 속 강동원에게 망가짐을 주문했지만 쉽지 않았다는 후문. 태생부터 잘생김을 뿜어내는 강동원이었기에 후줄근한 옷을 입혀도, 검댕을 묻혀도 쉽사리 망가지지 않았다는 것.

그는 "강동원이 현실로 돌아오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에서 강동원도 망가질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절대 망가지지 않더라. 온전히 성민이 되기 위해 머리가 엉클어지고 후줄근한 옷을 입어도 멋졌다. 스스로도 잘생긴 척, 예쁜 척을 하지 않는 것도 내겐 멋있어 보이더라. (신)은수가 머리를 잘라주는 장면도 그렇게 예쁘게 나올지 몰랐다. 편집할 때 그 장면을 보면서 앞서 답답했던 장면을 환기해주는 미모에 감탄했다. 본인 스스로 멋짐을 연기하려고 하지 않아서 더 예쁜 장면이 나왔던 것 같다"고 웃었다.

한편, '가려진 시간'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남자와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의 세상은 몰랐던 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강동원을 주축으로 신은수, 이효제, 김희원, 권해효 등이 가세했고 엄태구의 친형이자 '잉투기'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영화 '가려진 시간' 스틸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