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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오늘은 대체 어떤 드라마를 봐야할까.
지상파 3사 월화극 대전이 뜨겁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세 작품이 동시간대 맞붙으면서 시청자들도 어떤 작품을 봐야할지 갈팡질팡하는 분위기다. 이에 각 작품의 매력과 위크포인트를 분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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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반응이 뜨거운 것은 7일 첫 방송된 '낭만닥터 김사부'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 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와 열정 넘치는 젊은 의사 강동주(유연석), 윤서정(서현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첫 방송부터 9.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월화극 1위에 올라섰다.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8.2%, KBS2 '우리집에 사는 남자'는 7.5%로 그 뒤를 이었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최강점은 역시 캐스팅이다. 한석규가 이끌고 서현진 유연석이 받치는 그림이 완성되면서 특별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목소리 만으로도 존재감이 대단하다"는 극찬을 받았던 한석규는 1회 짧은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았고, 서현진은 메디컬 드라마는 물론 전문직 캐릭터도 처음이지만 강단있는 연기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유연석 역시 선배들의 호흡에 맞춰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반면 뻔한 구도와 초반의 폭풍 전개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미지수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생명을 살리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진 닥터들의 성장기를 통해 인간애를 그려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인생 본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사제지간으로 얽힌 세 사람이 과거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씻어내고 돈독한 의리로 거대악과 맞서며 진짜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은 이미 너무나 많이 접해왔던 것이라 신선함은 떨어진다. 또 1회에는 유인식PD 특유의 폭풍 전개가 이어졌는데, 뜬금없는 주인공들의 애정신과 우연이 반복되면서 호불호가 갈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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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사는 남자'는 이중생활 스튜어디스 홍나리(수애)와 자신이 아빠라 우기는 연하남 고난길(김영광)의 족보 꼬인 로맨스를 그린 로맨틱 코믹물이다.
작품은 수애와 김영광의 반전 케미에 힘입어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무겁고 진중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수애는 사정없이 망가지며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다. 김영광은 초반 미스터리한 존재로 호기심을 자극하더니 하나씩 과거사가 공개되면서 홍나리를 향한 일편단심 순정남이었다는 것이 드러나 감동을 주고 있다. 수애야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모델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 때문에 평가절하 됐던 김영광의 연기까지 빛을 발하며 '우리집에 사는 남자'는 연기 구멍 없는 웰메이드작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소란스러운 원작 웹툰과 달리 잔잔하고 조용하지만 기분좋은 미소를 짓게 만드는 전개 역시 '힐링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아내는데 한 몫 했다.
다만 설정의 무리수는 대중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입장벽이 된 듯 하다. 아무리 보육원에서 자라 애정결핍이 심했던 캐릭터라고는 하지만 자신을 품어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난길이 홍나리의 모친과 혼인신고를 하는 내용은 너무나 상식 밖의 일이다. 어쨌든 법적 아버지와 홍나리가 로맨스를 펼친다는 것 또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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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소리없이 강한 작품이다.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이 신드롬을 불러왔을 때도 월화극 2위 자리를 지키며 선전했고, SBS '낭만닥터 김사부'의 공습에도 여전한 반응을 유지하고 있다. 그럴 수 있었던 건 역시 최지우의 존재감 때문이다. 최지우는 잘 나가던 로펌 사무장이었지만 한순간에 인생이 꼬여버린 뒤 재기를 꿈꾸는 차금주 역을 맡았다. 청순 가련 '지우히메'를 벗어던진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예상치 못한 걸크러쉬로 일침을 가하며 사이다 매력을 뽐내기도 했고, 자신을 괄시하거나 괴롭혔던 이들을 품는 대인배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함복거(주진모)와의 로맨스는 달달하고 따뜻한 멜로퀸의 저력이 잘 살아나는 신이었다. 매 장면을 팔색조 매력으로 가득 채우는 최지우의 하드캐리에 전혜빈도 힘을 보탰다. 전혜빈이 맡은 박혜주는 성공을 위해 권력의 편에 서지만 변호사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갈등하는 캐릭터다. 반전의 키가 되는 인물인 셈. 인생 단발을 만난 전혜빈의 연기 역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전반적으로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 대한 평은 좋다. 배우들의 연기나 연출 모두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화제성이 낮다. 호평이든 혹평이든, 호감이든 비호감이든 반응이 명확하게 갈렸을 때 대중도 관심을 두고 이야기 화제로 삼는데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보니 화제성은 확실히 떨어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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