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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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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서현진은 어떻게 '믿고보는 배우'가 됐을까.
서현진이 SBS 새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로 돌아온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 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와 열정 넘치는 젊은 의사 강동주(유연석), 윤서정(서현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서현진은 극중 '미친 고래' 윤서정 캐릭터를 맡았다.
서현진이 전문직 여성을 연기하는 것도 메디컬 장르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도 처음이지만 대중은 우려보다 기대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5년 간 한결같은 모습으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던 서현진에 대한 신뢰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서현진은 2001년 걸그룹 밀크로 데뷔했다. 밀크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4인조 걸그룹으로 '컴 투 미(Come to me)'로 데뷔했다. 당시 이들은 청순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어필, '제2의 S.E.S'라 불릴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멤버 탈퇴 등의 이유로 팀은 2002년 해체 수순을 밟았고 서현진은 다시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간 듯 했다. 그런 그가 연기를 시작하게 된 것은 2005년부터다.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출연으로 본격적인 연기자의 꿈을 꾸게된 것이다. 서현진은 4년 여간 혹독한 연기 수업을 받으며 바탕을 다져나갔고 단역, 혹은 카메오로 간간히 TV에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배우 서현진을 만나기 시작했던 건 2011년 MBC 월화극 '짝패'부터다. 당시 서현진은 서브 여주인공 달이 역을 맡아 감정연기는 물론 액션까지 소화했고 그해 연말 연기대상 여자신인상 트로피를 받아냈다. 이후 MBC 주말극 '신들의 만찬', MBC 일일극 '오자룡이 간다', MBC 단막극 '불온', MBC 일일사극 '제왕의 딸 수백향' 등에 출연하며 MBC의 효녀로 활약했다.
이때까지만해도 연기력 논란이 없는 배우이긴 했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가 주목을 받은 건 tvN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면서 부터다.
2015년 방송된 tvN 월화극 '식샤를 합시다2'에서 백수지 역을 맡아 초현실주의 생활 연기를 펼쳤다. 짝사랑하는 상대와의 데이트에 전날부터 잠 못이루고 1g이라도 줄여보겠다며 달밤에 줄넘기를 하는 모습,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 진짜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 등 누구나 공감할 만한 2030 여성의 사랑법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이다. 그동안 진지한 캐릭터나 악녀 캐릭터를 주로 소화했던 서현진이 처음으로 보여준 친근한 푼수 캐릭터라 반전 매력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이에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CF 섭외가 몰려들기도 했다.
그 기세를 몰아 서현진은 올해 tvN 월화극 '또 오해영'으로 대박을 냈다. '또 오해영'은 현실적인 로맨스로 큰 인기를 끌었다. 첫 방송은 2.1%(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크게 주목받진 못했지만 점차 상승세를 타더니 8회가 7.8%의 시청률을 기록, '치즈인더트랩'을 제치고 tvN 월화극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그리고 18회 최종회는 10%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톱5 안에도 안착했다.
이처럼 15년이란 긴 세월 동안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연기력과 흥행력을 동시에 갖춘 배우라는 것을 입증해냈기 때문에 대중도 서현진이라는 배우의 저력을 믿게됐다.
서현진의 도전은 계속된다. 이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보여줄 윤서정 캐릭터는 이제까지 그가 소화했던 캐릭터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갖췄다. 윤서정은 전형적인 열혈 의사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죽어라 노력해서 겨우 의사가 됐고 적어도 민폐 의사만은 되지 말자는 모토로 살아간다. 사랑 없이는 진정한 치료를 할 수 없고, 의사 가운을 입을 자격도 믿는 낭만파로 제 잘난 맛에 살아가는 후배 강동주를 챙겨주다 엮이게 되는 캐릭터다.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신념으로 가득하고, 사랑보다는 일을 우선시하고,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 '미친 고래'라는 별명이 붙는 열정적인 캐릭터가 될 전망.
서현진은 "윤서정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직업을 선택한 친구다. 김사부를 만나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깨닫는다. 요즘엔 아무도 진짜가 뭔지를 느끼지 못한다. 보기 드물게 정의로운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쌀쌀한 계절에 딱 어울리는 마음 따뜻한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인식PD는 "서현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깨끗한 연기를 해준다. 테크닉에 기대지 않고 바로 마음으로 나오는 연기를 해준다. 자칫 의사로서의 정의를 얘기하는 말이 오글거릴 수 있는데도 진심으로 느끼게 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훌륭한 배우다"라고 전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7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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