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②] 대통령 박근혜 그리고 최순실, 절친 사이.. 스타일은 '정반대'

최정윤 기자

기사입력 2016-11-01 17:34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최정윤 기자] '검소한 정치인의 패션 VS 화려한 옷장 정치에 피곤'으로 갈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옷에 대한 논란은 꾸준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이 있었다.

박근혜, 꾸준히 제기되었던 옷에 대한 논란

첫 여성 대통령이자 오랜 시간 지지를 받았던 정치인 중 한 사람 이었던 만큼 국민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던 박근혜. 그의 패션 또한 연일 화제였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의 옷차림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 오르기 전부터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2006년에는 모델 라인 주최의 '코리아 베스트 드레서상'을 수상했으며, 정치권에서는 박근혜가 바지를 입을 때면 전투복이라 불렀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한편 2012년 대선 기간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후보의 옷값을 근거로 공격을 펴기도 했다. 진성준 대변인은 "2004년 3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박 후보의 사진을 조사한 결과 3년간 디자이너가 맞춘 133벌의 여성 정장을 입었다"며 "맞춤복의 최저가 수준인 150만 원을 적용해 계산하면 총 옷값은 1억 9950만 원이고, 상급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다고 가정해 300만 원씩 계산하면 총 3억 9900만 원으로, 그리 검소한 액수는 아니다"고 의혹을 제기했지만 새누리당 측에서는 팩트가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다. 사소한 문제로 선거 막판 득표를 노린 네거티브 전쟁이었지만 그만큼 박근혜 옷은 인상을 남겼던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출처=청와대 페이스북

사진출처=박근혜 페이스북
임기 중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옷장 정치라는 말이 나올 만큼 눈에 띄는 패션을 보였다. 2013년 2월 취임한 이후 일 년 동안 착용한 옷이 122벌 정도 되었다고 하니, 취임 전보다 확실히 많은 옷을 바꿔 입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서민 정책을 내세우면서 명품 브랜드를 입는다는 부정적인 시선에 대한 결과물이었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공식 석상 또는 SNS에 공개된 일상 사진을 통해 저가의 옷을 착용한 모습을 내세워 한동안 검소하면서도 세련된 정치인의 의복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최순실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실제 정가 20만 원대의 패딩, 2만 원짜리 상의를 입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인물로 각국의 인사들을 만나야 할 일이 많을 텐데, 값이 싸서 좋다의 문제를 넘어 어느 정도 적당한 가격이라면 국민들도 수긍했을 터다. 박근혜 대통령의 옷장 정치가 문제가 된 것은 금액이 아닌 태도의 문제였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열흘째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는 하늘색 재킷으로 화사함을 뽐냈으며, 지난 5월 이란 방문 때는 문화를 존중한다는 명목으로 찬반 논란에도 꿋꿋이 히잡을 써 일부 비판적인 시선을 받은 바 있다.


사진=TV조선 '뉴스쇼판' 방송화면
최순실, 박근혜 의상에도 관여

TV조선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만을 전담한 것으로 알려진 의상실에 출입해 의상 제작을 직접 지시한 사실이 포착된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영상에는 2014년 11월 3일 최순실이 푸른색 재킷을 직접 검수하며 직원들에게 지시를 하는 모습이 담겼고, 박근혜 대통령은 며칠 뒤인 한-뉴질랜드 FTA 체결했던 15일 색감과 깃에 달린 흰 장식 디자인으로 볼 때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푸른색 재킷을 착용했다. 이 모습은 그동안 대통령 옷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어 왔던 만큼 대중들의 실소를 자아내는 데 충분했다. 나라를 상징하는 대통령의 옷, 게다가 국가의 주요한 사항을 결정하는 외교 활동 시에도 민간인 신분의 한 개인이 짜 놓은 갱에 맞춰 움직인 것이라는 사실에 많은 이들을 분노케 했다. 특히 최순실 측근이 밝힌 대통령 특수 활동비가 20억인데 비해 그가 샘플실에서 쓰는 인건비와 옷감 비용, 제작비 등을 모두 합쳐도 연 2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소식은 누리꾼들의 거센 질타를 샀다.

의상실 영상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순실의 인사 청탁 의혹이 불거진 바 있는 윤전추 행정관이 그에게 여러 옷을 보여주는데, 이 중 연두색이 섞인 운동복 상의가 포착됐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늘품 체조 시연 때 입은 운동복과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체조로 지정한 늘품 체조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에서 대통령이 입을 옷도 최순실이 직접 골랐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낯선 체조였던 늘품 체조는 어느 날 갑자기 정부 산하기관이 2년간 2억 원을 들여 개발해왔던 코리아 체조 대신 국민체조로 지정됐다. TV조선은 "늘품 체조가 하루아침에 국민체조로 선정된 것은 최순실의 기획 "이라면서 "문체부는 3억 5000만 원을 들여 늘품 체조를 보급하고 홍보했지만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청래 트위터

최순실의 버려진 프라다 신발

31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중앙지검에 출석한 최순실. 전례 없던 수많은 취재진과 시위대로 현장 포토라인은 무너지고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그 와중에 최순실의 신발이 벗겨졌고 깔창에 프라다 로고가 박힌 슬립온 하나가 남겨졌다. 이 모습은 순식간에 화제가 됐고, 이에 정청래 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최순실의 잃어버린 신발. 곧 죽어도 명품 신발을 신는다"라며 비꼬았다. 프라다 신발은 72만 원대의 제품으로 알려졌고, 지난 시즌 인기리에 판매된 모델이라며 업체 측은 밝혔다. 최순실 신발은 전국 아르바이트 종사자들의 월평균 소득 704,123원을 웃도는 가격이라 더욱이 공분을 샀다. 누리꾼들은 "검찰 출두한다고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것으로 골라 착용했을 터인데 그마저도 명품이다", "프라다 토즈 몽클레르 등 최순실의 명품 놀이에 중요한 시안이 가려지는 것은 아닌가"라며 반감과 우려를 표했다.

호화 도피 생활, 신발장 가득 채운 명품들, 입국 시 보여줬던 패딩과 트랙 팬츠. 최순실을 상징하는 것들이다. 씁쓸함과 분노로 섞인 국민들의 심정은 누가 보상해 줄 수 있을까. 한편에는 대통령은 서민 코스프레 시키고 본인은 명품으로 왕비 놀음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밖으로 드러난 자와 속에 숨어 누리는 자의 완벽하게 대비되는 모습들에 또 한번 실망하는 국민들이다.

한편, 최순실은 지난달 31일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긴급체포돼 1일 새벽 2시쯤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이날 검찰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최순실 씨를 조사하던 중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고, 이미 국외로 도피한 사실이 있다. 현재 극도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표출하는 등 석방할 경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라며 최순실을 긴급체포했다고 전했다.

dondante1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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