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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달의연인' 이준기가 광기어린 숙청 끝에 진짜 혼자가 됐다. 그의 곁을 지키던 가까운 이들은 이제 모두 떠났다.
이날 백아는 우희(서현)에게 혼인을 약속했다. 하지만 우희는 자살을 선택했다. 후백제 공주로서의 최후를 선택한 것. 우희는 "나를 어머니로 아는 백성들을 외면할 수 없다. 견훤과 백제, 모두의 죄를 내 목숨으로 갚는다"며 "백아 당신만이 내 유일한 반려"라고 마지막으로 되뇌이며 세상을 떠났다.
백아는 "우희가 폐하의 교지를 내걸었다는 건 이미 폐하와 거래한 것"이라며 광종 왕소(이준기)에게 책임을 물었다. 광종은 "죽을 줄은 몰랐다. 후백제 공주인 것도 그때 알았다. 네가 더 소중했다"며 해명했다. 하지만 백아는 광종에게 큰절을 올리며 "폐하 곁을 지키기엔 너무 작은 인간이라 죄송하다. 만수무강하십쇼 형님"이라며 떠나갔다.
왕욱은 광종의 함정에 빠져 죽음의 위기에 처했다. 황제의 사냥에 바치려던 매가 죽어있었던 것. 해수는 광종이 직접 왕욱을 함정에 빠뜨렸다고 직감하고 그를 살리기 위해 애썼다. 이에 광종은 왕욱을 귀향에 처하겠다며 "고려를 탐냈지만 오직 집 한채가 그놈의 천하가 되서 그 속에서 숨도 못쉬고 심장이 썩어문드러질때까지 살게 될 것이다. 단번에 죽이는 것보단 그놈에게 더 어울리긴 해"라고 잔인하게 웃었다.
이 와중에 해수는 백아를 통해 왕정에게 "간절히 원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왕정은 '해수와 왕정의 결혼을 허락한다'는 선황의 교지를 내밀며 광종에게 자신과 해수의 혼인을 요구했다.
결국 해수가 광종에게 이별을 고했다. 해수는 "우리가 떨어져있을 굥 늘 그리웠습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메어졌어요"라며 "지금은 매일 만나지만 밉기까지 하다. 이렇게 지내면 서로 미워하고 혐오하는 감정만 남을 것 차라리 지금 떠나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왕욱은 해수와 자신이 혼인을 약조했던 사이임을 밝혀 광종을 포기시켰다. 광종은 "은애한다는 게 욱이었더냐"며 "오늘 이후로 짐은 다신 널 보지 않겠다"고 배신감에 몸을 떨었다.
결국 해수의 선택은 가장 사랑하는 왕욱도, 그 못지 않게 마음을 나눈 광종도 아닌 왕정과의 혼인이었다. 마지막으로 도성을 떠나는 날, 왕욱은 해수에게 "너는 내 맘을 알 것"이라며 깊게 포옹했다. 반면 광종은 어전에 홀로 서서 피눈물을 흘리며 해수를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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