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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더케이투', '용팔이' 저주깰까…주인공 실종사건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0-30 10:22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주인공이 사라진걸까.

잘나가던 tvN 금토극 '더 케이투(THE K2)'가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남녀주인공의 캐릭터가 모호하게 변질되면서 시청자의 속을 태우고 있는 것이다.

지창욱이 연기하는 김제하는 연인 라니아를 죽게 만들고 자신에게 살인 누명까지 뒤집어 씌운 박관수(김갑수)에 대한 복수를 위해 살아온 남자다. 임윤아가 맡은 고안나는 최유진(송윤아)이 자신의 엄마를 죽게 만들었다고 믿고, 자신에게서 엄마와 인생 전부를 빼앗아 버린 최유진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 캐릭터다.


초반에는 이들 캐릭터의 목적성이 잘 드러나 긴장감을 조성했다. 그 가운데 김제하와 고안나의 설레는 연애, 지창욱의 보디가드 액션 등 풍성한 볼거리를 가미해 눈을 뗄 수 없는 드라마로 자리잡는 듯 했다.

그런데 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더 케이투'라는 제목이 무색할 정도로 김제하 캐릭터의 비중이 줄어들고, 고안나 캐릭터는 거의 실종되다 싶이 하면서 극이 방향을 잃어가는 듯 하다.

종영까지 단 4회만을 앞둔 시점이지만, 김제하와 고안나가 초기의 목적을 달성할 만한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저기 이용당하기만 할 뿐이다.

김제하는 최유진과 묘한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박관수라는 공동의 적을 두고 있는데다 아무한테도 진짜 속내를 드러낼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어 은근한 교감을 하게된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의 습성이 뼛속 깊이 박힌 최유진을 덮어놓고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안나의 경우엔 좀더 심각하다. 14년 간 감금당한채 사회와 단절됐고, 살인 위협에 시달렸고, 약물에도 취하는 등 갖은 고생을 했지만 아직까지도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세상으로 나오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최유진과 최성원(이정진)의 권력 다툼에서 희생양이 되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의 고생이 무색할 정도로 무능한 캐릭터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이대로라면 고안나가 복수에 성공하는 것 자체가 더 맥락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릴 듯하다.


'더 케이투'를 집필하는 장혁린 작가는 전작인 SBS '용팔이'에서도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주인공이 실종되고 개연성이 없는 전개로 혹평받은 바 있다. 전작과 똑같은 악습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다행히 아직 '더 케이투'는 희망이 있다. 일단 배우들의 연기가 채널을 붙잡아 놓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들은 역시 송윤아와 이정진이다. 송윤아와 이정진은 가진 자들의 알력 다툼이 어떤 것인지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무리 어머니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형제 관계인 이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 누명을 씌우고 모사를 꾸미는 과정은 소름끼치는 현실로 다가온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설득력이 있다는 얘기다.

이야기가 본질로 돌아올 수 있는 장치도 갖췄다. 30일 방송된 '더 케이투'에서는 살인 누명을 쓰고 검찰에 출두해야 하는 최유진이 자신의 목숨줄이나 다름 없는 거울이의 액세스 권한을 김제하에게 넘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거울이는 최유진을 포함, 모든 인물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최첨단 소프트웨어다. 모든 사건과 인물의 진실을 파헤칠 수 있는 절대 권력인 만큼, 이를 손에 쥔 김제하의 반격이 시작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더 케이투'는 분명 장점이 많은 작품이다. 한 작품 안에서 멜로 액션 권력쟁탈전 등 다양한 소재를 만나볼 수 있고, 이야기 자체도 흔한 그림은 아니다.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매력도 충분하다. 그만큼 김제하가 절대 반지 거울이를 손에 넣은 것을 기점으로 '더 케이투'가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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