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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의 반격이 심상치 않다.
9월 21일 5.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한 '쇼핑왕 루이'는 무려 7회까지 단 한번도 멈추지 않고 시청률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그리고 26일 방송된 10회는 '질투의 화신'과 함께 10.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공동 1위에 올라섰다. 최약체의 반란인 셈이다.
과연 '쇼핑왕 루이'는 어떻게 꼴찌에서 1등으로 뛰어오를 수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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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로맨스는 순진하고 순박해서 더 달달했다. 고복실은 세상과의 접촉이 뜸한 산골 소녀였고, 루이는 할머니의 과보호 속에서 온실 속 화초로 자라났다. 그래서 두 사람은 일반 현실 세계의 사람들과는 달랐다. 사람에 대한 무한 신뢰를 갖고 있었고, 그 마음을 감추거나 꼬지 않고 표현할 줄도 알았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진심을 왜곡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로맨스는 순수한 힐링을 전해줬다.
밀당 전략도 탁월했다. 고복실과 루이의 로맨스가 달달함의 방점을 찍는 순간, 잊고 있었던 고복남(류의현)의 존재를 다시 꺼내 이별의 계기를 만들었다. 핑크빛 기운에 흠뻑 젖어들었던 시청자들은 갑자기 당한 이별에 더욱 황망해했다. '역대급 단짠 로맨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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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왕 루이'는 B급 병맛 코드를 적절히 활용하기도 했다. 1화 루이의 쇼핑 장면에는 '픽미'를 BGM으로 삽입, 코믹함을 배가시켰다. 아이처럼 철없는 루이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케첩을 잔뜩 묻힌다거나 하는 과한 설정을 결단력 있게 삽입했고, 이를 서인국의 '멍뭉미'로 순화시켰다.
무엇보다 작품의 클리셰를 역이용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분명 '쇼핑왕 루이'는 어디선가 많이 본 그림의 연속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를 명작 패러디로 뒤틀어 신선한 웃음을 안겼다. 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26일 방송된 10회에서 보여준 조인성(오대환)의 오열신이다. 실제 배우 조인성이 SBS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보여줬던 주먹 오열 장면을 패러디, 왜 캐릭터의 이름이 조인성이었는지를 납득시키는 한편 웃음을 안긴 것이다. 여기에 백마리(임세미)는 마스카라가 번진채 오열하는 연기를 보태 웃음을 배가시켰다.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를 보여주고 있는 '쇼핑왕 루이'가 이대로 수목극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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