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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팬들은 저마다 가슴에 보라색 리본(고인이 좋아한 색)을 달고, 이날만큼은 마음껏 고인을 추억했다. 넥스트 원년 멤버들도 모습을 드러냈고 개인적으로 추모식을 찾는 팬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고인을 그리워하며 보라색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아 고인을 향한 의리와 애정을 표현했다. 팬들은 눈물을 훔치며 고인을 추억했다.
로비에는 고 신해철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을 갤러리 형식으로 꾸민 '신해철의 그리움 갤러리'가 전시됐으며 고인과 특별한 인연인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신해철을 기리는 화환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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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고인의 어머니와 다른 가족들, 넥스트 멤버들을 포함한 동료들이 차례로 고인의 영정 앞에 추모의 뜻을 전했다. 넥스트 멤버들은 끝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먼 곳까지 기꺼이 발걸음을 한 팬들도 숙연한 표정으로 차례로 예식실에 입장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추모식은 퍼플 리본 달기, 신해철의 그리움갤러리 등 식전 행사에 이어 가족들이 참석하는 기제사 예식 후 추모곡 '민물장어의 꿈'을 함께 부르며, 헌화식과 자유 참배로 마무리됐다.
오는 29일에는 '故 신해철 2주기 추모 공연'이란 타이틀로 추모콘서트도 개최된다. 이번 콘서트에는 밴드 넥스트를 비롯해 홍경민, 에메랄드 캐슬 지우, 이현섭, DJ DOC, 신화의 김동완, 밴드 피아의 옥요한, 케이윌, 김현성, 은가은 등이 함께한다. 고 신해철은 지난 2014년 10월 17일 S병원에서 장 협착 수술을 받은 뒤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고 아산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같은 달 27일 세상을 떠났다.
대중음악사에서 90년대는 매우 특별한 시절이다. 댄스, 발라드, 록, 트로트 등 전 장르가 균형 있게 사랑을 받았고 젊은 싱어송라이터들이 건강한 경쟁구도를 이뤘다. 어떤 뮤지션이 새로운 스타일과 장르의 음악을 내세우면 라이벌로 여겨지는 뮤지션이 이보다 한발 앞선 사운드의 음악을 들고 돌아왔다.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이런 시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의 K팝의 자양분이 되었을 그 과정에서 신해철의 존재 또한 특별했다.
신해철은 시대정신을 노래한 가수였다. 밴드 무한궤도를 거쳐 솔로 가수로, 넥스트의 리더이자 보컬리스트로 활동하며 시대에 음악으로 맞섰다. 젊은이들은 그가 쓴 가사 한줄 한줄에 영향을 받았다. 또 삶의 의미를 되짚는 노랫말과 한국어 랩을 대중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인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가왕'이 아닌 '마왕'으로 불렸다.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마왕'은 잊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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