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구르미 그린 달빛' 후폭풍은 독일까 득일까.
KBS2 새 월화극 '우리집에 사는 남자'가 베일을 벗는다. '우리집에 사는 남자'는 자신이 아빠라고 우기는 연하남과 그의 가족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작품은 인기 웹툰 작가 유현숙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삼았으며 수애 김영광 이수혁 조보아 등이 출연한다.
일단 기본기는 탄탄한 작품이다. 유현숙 작가는 '호구의 사랑', '나는 매일 그를 훔쳐본다' 등을 연재한 장본인이다. 그의 작품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유쾌하고 독창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지루할 새 없이 쏟아지는 사건 사고들에 정신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만큼 드라마가 강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제작진 또한 믿을만 하다. '공주의 남자', '조선총잡이' 등을 연출한 김정민PD와 '이웃집 꽃미남'을 집필한 김은정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전작에서 유려한 영상미로 인정받았던 김정민PD는 이번에도 그림같은 배경을 만들어냈다. 정감가는 포근한 분위기의 영상은 등장인물들의 로맨스를 더욱 따뜻하게 느끼도록 한다. 김은정 작가는 이번에도 톡톡 튀는 대사와 공감가는 스토리로 몰입도를 높인다.
다만 복병이 있다. 일단 경쟁작을 무시할 수는 없다. MBC 월화극 '캐리어를 끄는 남자'가 최지우의 선방에 힘입어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고, SBS 월화극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또한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캐리어를 끄는 남자'는 방송 시작과 동시에 꾸준히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려왔던 작품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최지우가 '지우 히메'로서의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당찬 걸크러쉬를 뽐낸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믿고 보는 주진모와 물오른 연기력의 이준이 합세해 더할나위 없는 그림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구르미 그린 달빛'에 눌려 월화극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이준기의 각성과 강하늘의 흑화가 진행되면서 스토리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시청률도 소폭 상승하며 고정 팬덤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전작 '구르미 그린 달빛'의 후폭풍이다. 전작이 흥하면 후광 효과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은 상황이 좀 다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종영했지만 아직도 박보검을 비롯해 주연 배우들을 잊지 못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작품이 종영한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시즌2 제작을 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 필적하지 않는다면 드라마를 보지 않겠다는 이들도 꽤 많다.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신드롬을 몰고 왔던 '구르미 그린 달빛'에 대한 애착이 진득하게 남아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후광 효과보다는 시청자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집에 사는 남자'가 넘어야 할 큰 산은 '구르미 그린 달빛'이 된 셈이다.
과연 수애의 하드캐리는 KBS2 월화극 2연타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우리집에 사는 남자'는 '구르미 그린 달빛' 후속으로 24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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