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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패션위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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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이종현 기자] 겹겹이 쌓아온 강동준의 10년을 내놓았다.
2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디자이너 강동준의 디그낙(D.GNAK)의 2017 S/S 컬렉션이 공개됐다. 강동준은 10년을 기념하는 이번 컬렉션에 '윤회'라는 주제를 담았다.
강동준은 특유의 동양적인 분위기와 구조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하다.디그낙의 의상은 수준 높은 테일러링과 독특한 소재들의 레이어드를 보여주다가도 과감한 슬릿, 지퍼, 고리 등 예상을 깨는 디자인의 해체로 독특한 정체성을 발전시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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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금강전도 화첩 사진=한국사전연구사 한국미술오천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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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란 기간 동안 디그낙을 통해 자신의 패션 세계를 발전시켜온 강동준. 그가 만들어낸 세계를 한편의 산수화와 비교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림 속 기암괴석 사이의 나무들처럼 그의 무채색 속 쇼 의상들 사이엔 포인트 컬러 그린이 얼굴을 빼꼼 내민다. 산수화 속 깎아지는 절벽과 이어질 것 같지 않던 맥들의 연결은 해체와 연결이 가득한 강동준의 의상 속 구조적 아름다움을 닮았다. 잘리고 연결된 강동준의 의상은 기암괴석의 단편처럼 혼란과 불안이 가득하지만, 전체적인 겹겹을 보면 불안을 관통하는 미학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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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패션위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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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준이 내놓은 이번 산수화엔 한복을 차려입은 신사들이 등장한다. 한복, 도복을 연상시키는 루즈한 실루엣과 디테일이 동양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 것. 또한 중간 중간 보이는 블랙 컬러의 밴딩 디테일이 밋밋할 수 있는 무채색에 포인트로 배치됐다.
이번 컬렉션의 지배적인 컬러는 역시 무채색, 블랙 이었다. 시크한 블랙 컬러와 새하얀 화이트, 거기에 포인트 컬러인 오렌지와 그린이 더해져 장동준 고유의 색채가 드러났다. 윤회라는 컨셉에 맞게 강동준은 자신의 기본, 원초적인 정체성을 보여주려는 듯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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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패션위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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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 디테일도 반복됐다. 깔끔하게 마무리된 재킷 밑에 링으로 소재를 연결하거나, 블랙 컬러 블레이저를 갑자기 절개해 다른 소재를 드러내는 형식으로 강동준은 특유의 파격과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디그낙에서 빠질 수 없는 피어싱 링도 마찬가지. 피어싱 링은 소재를 연결한거나, 재킷의 버튼에 들어갈 자리를 차지하며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재킷의 등, 어깨라인에 피어싱 링을 배치해 시크하면서도 유니크한 무드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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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패션위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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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고 독창적인 그의 의상들은 포개어지면서 조화를 이뤘다. 제멋대로 생긴 기암괴석들이 모여 절경을 이루듯이 의상 속 단절, 디테일, 소재들이 겹겹이 쌓이고 만나 아름다움을 발산했다. 특히 블레이저 밑에 포개어진 한복같은 탑을 매치하는 등 유니크한 스타일 연출이 돋보이기도 했다.
불완전해 보이는 요소를 조합해 완전 이상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낸 강동준. 겹겹이 쌓인 산수화 속 기암괴석과 나무들 처럼 강동준은 10년간 자신이 축적해온 고뇌와 영감을 풀어 놓았다,
over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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