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역시 '갓현주'다.
배우 김현주가 또한번 신들린 연기로 시청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김현주는 JTBC 금토극 '판타스틱'에서 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게된 드라마 작가 이소혜 역을 맡았다. 김현주가 그려내는 이소혜는 특별하다.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은 생을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고자 더욱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신파극에서 흔히 다뤄지는 시한부 인생이지만 보다 밝고 유쾌한 톤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웰다잉'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방송은 그런 드라마의 메시지가 잘 드러난 회차였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에피소드는 죽음에 대처하는 조금은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홍준기(김태훈)는 자신의 아듀 파티를 열었다. 사람들은 모두 웃으며 홍준기와의 이별을 받아들였고, 홍준기는 결혼을 준비하는 이소혜와 류해성(주상욱)에게 불가리아 여행 티켓을 건넸다. 이소혜와 류해성은 결혼식을 준비하던 중 류해성이 10대 때 마약 딜러로 활동했다는 과거가 폭로돼 위기를 맞았다. 류해성은 경찰에 소환됐고 이소혜는 드라마가 조기종영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시할머니 조동보(김지영)의 응원 속에 무사히 결혼식을 마쳤고 이 사실이 공개되면서 류해성에 대한 여론도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웃으며 행복하게 죽음을 맞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항상 두렵고 슬프게만 생각했던 죽음에 대한 인식을 180도로 뒤튼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신선함은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졌기에 느낄 수 있었던 감정이다.
김현주의 연기는 '역시나'였다. 조동보에게 자신이 암환자라는 것을 밝힐 수 없었던 그가 "너는 천년을 살 상"이라는 말에 애써 웃음짓는 모습은 담담했기 때문에 더한 먹먹함을 안겼다. 자신도 힘든 상황 속에서 류해성을 걱정하고 그의 편에 서서 변호하는 당찬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도 했고, 결혼식 장면에서는 사랑에 빠진 행복한 여자로서 극강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냈다. 장면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김현주의 연기에 시청자들도 다소 생소한 장면까지 감정을 이입할 수 있었다. 복잡한 감성 연기에 큰 강점을 갖고 있는 김현주의 저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순간이었다.
이날 방송된 '판타스틱'은 2.4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비록 경쟁작에 비해 높은 기록은 아니었지만 삶과 죽음, 진정한 인생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든 고퀄리티 연기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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