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아수라' 이대로 묻히긴 아쉬운 이유3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6-10-18 13:43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영화 '아수라'가 박스오피스 8위까지 내려앉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아수라'는 4660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치며 누적관객수 258만2012명이 됐다. 이름값에 비하면 꽤 초라한 성적이다.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수라'의 흥행부진이 너무 아쉽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대로 묻히기엔 아쉬운 작품이라는 말이다.

이유1. 다시 볼 수 없는 조합

사실 '아수라'에서 가장 화제성을 띄고 있는 부분이 바로 배우다. 황정민 정우성 곽도원 주지훈 정만식 등 각각 다른 영화에 출연해도 원톱 주연을 할만한 배우들이 한꺼번에 출연한다는 것은 당연히 기대감을 주는 부분이다.

이 조합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은 꽤 충격(?)적인 사실이기도 하다.

물론 이들의 연기를 탓할 수도 없다. 황정민은 악덕 시장 역을, 정우성과 주지훈은 밑바닥 형사 역을, 곽도원은 악질 검사 역을 몰입도 높게 소화해냈다. 그래서 '아수라'가 많은 관객에게 다가서지 못한 것이 더 아쉽다.

다시 보기 힘든 조합이기에 이들이 '아수라'에 한꺼번에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아수라'는 꽤 의미있는 작품이 될 듯하다.


이유2. 한국판 고담시, 현실엔 없다고?

시장이 모은 악의 원흉이고 형사는 비리로 둘러쌓여있고 검사까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몰두하는 '아수라'를 두고 몇몇 관객들은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고 치부한다. 사실 '아수라'가 흥행에 부진한 이유도 끝없이 몰아치는 잔인함과 비열함에 관객들이 지친 탓이라는 것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장 밑바닥의 '헬조선'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성 없다'고 치부하기에는 '아수라'가 현실에서 너무 많은 부분을 차용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개발 계획이나 부정부패는 뉴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공권력의 부패 역시 최근 화두로 떠오른 부분이기도 하다. 황정민은 이를 두고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나 세태가 대단히 이기적이지 않나. 내가 잘살기 위해 남들을 시기한다. 따지고 보면 다 그런 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연기한 박성배 시장 캐릭터에 대해 "현실에서도 뉴스에서 보면 롤모델이 많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애써 외면하기 했지만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유3. 몽땅 악역, 김성수의 시도

'아수라'의 캐릭터들은 모두 악역이다. 생존을 위해 나쁜 짓도 마다치 않는 비리 형사, 악덕 시장 '박성배', 서서히 악에 물들며 변해가는 형사, 독종 검사과 검찰 수사관 등 누구하나 '선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엔딩 역시 여느 영화와 다르게 충격적이다.

사실 메가폰을 잡은 김성수 감독은 늘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런어웨이'로 한국에서 액션추격극의 새 장을 열었고 '비트' '태양은 없다'로 스타일리시한 영상의 정점을 찍었다. '무사'로 한국형 무협사극을 제대로 시도했고 '감기'로 바이러스 재난을 미리 예측하기도 했다. '아수라'의 새로운 시도 역시 평가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평이 많다.

관객이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은 당연히 이유가 있다. 하지만 많은 관객이 선택하지 않았다고 안좋은 영화는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수라'를 되짚어 볼 필요는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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