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종영 '끝사랑', '김희애X지진희'인데도 2% 아쉬운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0-17 09:09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2% 아쉬웠다.

SBS 주말극 '끝에서 두번째 사랑(이하 끝사랑)'이 16일 종영했다. '끝사랑'은 일본 후지TV에서 방송된 '최후로부터 두번째 사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은 시즌1이 평균 시청률 12.4%(간토 지구 비디오 리서치사 집계결과)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이에 힘입어 시즌2가 제작됐다. 시즌2 역시 평균 시청률 12.9%를 기록한 바 있다.

그만큼 '끝사랑'의 제작 소식에 원작 팬들의 기대는 높아졌다. 더욱이 '영원한 언니' 김희애와 믿고 보는 사랑꾼 지진희, 떠오르는 여심 저격수 곽시양 등이 캐스팅 돼 완성도 높은 작품이 탄생할 것이란 예측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끝사랑'은 원작의 인기에 미치지 못했다. 7월 30일 8.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한 뒤 8월 14일 방송된 4회(11.8%)를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시청률 10%대를 넘기지 못했다. 마지막회 시청률 역시 8.4%. 평균 시청률은 8.27%다.


물론 시청률만을 놓고 작품을 판가름할 수는 없다. 하지만 '끝사랑'의 경우 시청률 외에도 미흡한 부분들이 속속 포착돼 아쉬움을 남겼다.

일단 배우들의 케미가 아이러니했다. 원작인 '최후로부터 두번째 사랑'은 배우들의 케미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다. 요시노 치아키(코이즈미 쿄코)와 나가쿠라 와헤이(나카이 키이치)는 '만담 커플'이라 불릴 정도로 유쾌하고 공감되는 대사를 쏟아냈다. 두 배우의 케미에 대사량이 많고 빠른 톤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에도 쉽게 몰입할 수 있었고, 무겁고 미지근할 것이라 생각했던 중년의 사랑과 인생도 밝고 경쾌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감정 싸움이 전부인 20대의 사랑과 달리 인생의 여유와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대사 또한 큰 공감 포인트였다.


하지만 '끝사랑'은 어쩐 일인지 배우들의 케미가 아쉬웠다. 분명 연기력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김희애와 지진희의 조합인데, 설렘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나마 곽시양의 달달한 로맨스가 1%의 설렘을 가미해준 정도다. 이런 기현상을 배우들 탓이라 보기는 어렵다. 배우들은 분명 열연했다. 지진희는 특유의 감성 멜로 연기로 캐릭터를 살려냈고, 김희애는 40대 여배우의 저력을 보여줬다. 곽시양과 김슬기는 풋풋한 연기로 앞으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결국 개연성 없는 로맨스와 지지부진한 전개가 '열일'하는 배우들의 발목을 잡았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끝사랑'은 시종일관 엇갈림의 연속으로 극을 채워나갔다. 20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 절반이 넘어가도록 남녀주인공의 로맨스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고상식(지진희)는 과거 화재 사건에 대한 죄책감으로 강민주(김희애)를 밀어냈고, 이 트라우마 극복 과정이 지나치게 늘어지면서 흥미를 앗아갔다. 주변인들의 응원에도 이별과 엇갈림의 반복이 계속되며 설렘보다는 피로감을 느끼게 한 것이다.



드라마는 분명 막장 스토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개연성은 가출했다. "사랑 이외에 인생이 담겨있다"던 호언장담과 달리 러브라인 외에는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로맨스라도 설득력 있게 그려졌어야 하는데 이마저 실패했다. 특히 젊은 제자와 썸을 타는 뜬금 로맨스는 중년 여성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덕분에 연기 잘하기로 소문난 배우들을 데려왔음에도 시청자들은 '보기 거북하다', '불편하다', '케미가 맞지 않는다'는 등의 혹평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좀더 원작에 충실하면서 국내 정서를 고려한 각색과 연출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끝사랑' 후속으로는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방송된다.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일과 사랑을 모두 잡고 싶은 29세 고호와 다섯 남자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유리(소녀시대) 김영광 이지훈 신재하 등이 출연하며 지난 7월 중국 소후 닷컴에서 방송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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