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심은경 "'부산행' 부터 '염력'까지…'연상호 뮤즈' 행운이죠"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10-14 01:48 | 최종수정 2016-10-14 07:53


영화 '걷기왕'의 주연배우 심은경이 1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걷기왕'은 4세에 발견된 선천성 멀미증후군으로 인해 이동수단은 튼튼한 두 다리뿐인 17세 소녀 만복(심은경)이 육상부에 가입해 '경보'를 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백승화 감독 작품으로 심은경, 이재진, 박주희, 김새벽, 허정도, 윤지원, 안승균, 김광규, 김정영 등이 출연했다. 10월 20일 개봉한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1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해 최고의 흥행작인 좀비 블록버스터 '부산행'(연상호 감독)에서 좀비 1호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심은경. 그는 '부산행'을 어떻게 바라볼까?

무조건 빨리, 무조건 열심히 하기를 강요하는 세상에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증후군 여고생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 '걷기왕'(백승화 감독, 인디스토리 제작)에서 선천성 멀미증후군으로 인해 매일 왕복 4시간을 걸려 통학하는 여고생 만복 역을 맡은 심은경. 그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2003년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생각시(어린 궁녀) 중 하나로 출연, 처음으로 연기를 경험한 심은경은 2004년 MBC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 명세빈의 아역으로 데뷔했고 이후 영화 '헨젤과 그레텔'(07, 임필성 감독) '불신지옥'(09, 이용주 감독) '퀴즈왕'(10, 장진 감독) 등을 거치며 성장했다.

특히 심은경은 2011년 개봉한 '써니'(11, 강형철 감독)로 736만명을,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추창민 감독)으로 1231만명을, 2014년 '수상한 그녀'(황동혁 감독)로 865만명을 끌어모으며 충무로 '최연소 흥행퀸'으로 거듭났다. 최근엔 올해 최고의 흥행작이자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부산행'에서 강렬한 오프닝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심은경은 '부산행'의 프리퀄로 불리는 애니메이션 '서울역'의 더빙으로 연상호 감독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연상호 감독은 심은경에게 '서울역'과 '부산행'을 이어줄 수 있는 캐릭터로 '부산행'의 특별출연을 제안했다. 처음 '부산행' 제의를 받을 때부터 작품에 매료됐다는 심은경은 짧은 분량은 상관없었다고 눈을 반짝였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팬이 된 연상호 감독과의 작업, 좀비 역할에 대한 호기심이 자신을 '부산행'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영화에서는 좀비 연기를 할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그런데 '부산행'에서는 좀비를 연기해 볼 수 있다고 해서 하고 싶었어요. 잠깐 나오는 단역이지만 제가 전부터 진짜 해보고 싶었던 연기를 조금이나마 보여줄 수 있어서 단번에 결정했죠. 제 의사가 컸던 부분이라 진짜 열심히 해보고 싶었어요. 또 예전부터 연상호 감독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는데 그분의 첫 실사영화라고 하니 어떤 스타일을 보여줄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정말 짧은 컷인데 그걸 보여주기 전까지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좀비 바이러스를 부산행 KTX에 퍼트린 숙주, 그래서 '좀비 1호'란 별명이 붙기도 했던 심은경. 실감 나는 좀비 액션으로 초반 몰입도를 높이는데 큰 공을 세운 그는 '부산행'을 통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극찬 세례를 받기도 한 것. 심은경의 또 다른 재발견이었다.

"물론 잘 표현하고 싶어 연습을 많이 한 것도 있는데 그럼에도 칭찬을 과하게 들은 것 같아요. '부산행'의 안무 디렉터가 짜준 레퍼런스를 그대로 따라 한 것일 뿐인데 너무 많이 칭찬해 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어요(웃음). 칭찬을 떠나 개인적으로 '부산행'은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 됐어요. 또 공유 선배를 비롯해 배우 선후배들, 스태프들이 카메오인 저까지 살뜰히 챙겨줘 감동했죠. 단지 단발성 출연인데 저도 '부산행'의 일원으로 생각해주고 마지막 촬영이 끝난 후 뒤풀이 때도 불러주시더라고요. 하하. 다들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는데 오히려 제가 더 고마웠어요. 불안했던 시기에 만난 '부산행'의 성공이 뿌듯하기도 했고요. 관객의 칭찬도 많은 위안이 됐고 감사했죠. 앞으로 더 열심히 연기해야겠다는 다짐도 하면서요."



심은경은 '서울역' '부산행'에 이어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실사 영화 '염력'(영화사 레드피터 제작)에 캐스팅됐다. 이번엔 더빙도, 특별출연도 아닌 여주인공으로 제대로 활약할 예정. 좀비에 이어 초능력을 소재로 한 '염력'. 이번에도 쉽지 않은 연상호 감독의 도전에 심은경이 두 팔을 걷었다. 이만하면 연상호 감독의 뮤즈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연상호 감독의 뮤즈'요? 하하. 뮤즈가 되기엔 경쟁자가 너무 많아요. 일단 정유미 언니도 있고 귀여운 (김)수안이도 있으니까요. 전 뮤즈라고 하기엔 멀었죠(웃음). '서울역'을 더빙할 때부터 연상호 감독이 '언젠가 꼭 같이 작품 해요'라는 말을 해주셨어요. 저도 당연히 기회가 되면 너무 하고 싶었죠. 그렇게 습관처럼 이야기하던 상상이 '부산행'으로 실현됐고 '염력'으로 이어졌죠. 정말로 연상호 감독의 말이 실현될 줄 몰랐어요. 그것도 이렇게 빠르게 성사되다니, 놀랐죠. 그저 감사하죠. 특히 '염력'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절 모델로 떠올리며 썼다고 하셨죠. 충무로 기대주로 떠오른 연상호 감독이 배우로서 날 아껴주고 생각해준다는 게 감사하죠. 내년 4월 첫 촬영에 들어갈 예정인데 아직 준비할 것들이 많아요. 열심히 준비해서 재미있는 영화 보여드릴게요. 하하."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애니메이션 '서울역' 영화 '부산행'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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