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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이수근이 '감정왕'과 '행사왕'으로 변신했다. 착한 예능 속에서도 특유의 순발력과 깨알같은 입담이 빛났다.
첫 회에서 이수근은 데프콘, 서유리와 함께 이천수의 집을 방문, 그와 가족이 사용하던 물건의 가치를 감정하러 나섰다. 선수 시절 자주 사용하던 녹즙기를 시작으로 유니폼, 쓰지 않는 에어컨 등 다양한 물건에 얽힌 이야기가 눈길을 모았다. 이천수가 고가를 예상했던 명품 바지가 0원의 책정가로 반전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경제 예능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이수근은 오히려 지루할 수 있는 '숨은 돈찾기' 과정 곳곳에 웃음을 심어 넣으며 활약을 톡톡히 했다. 의뢰인 이천수의 물건을 탐내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는가하면, 데프콘 서유리와 케미 또한 기대 이상이었다.
'이달의 행사왕'은 연예인의 무대를 판매하고, 이들의 재능을 행사가 필요한 곳에 배송하는 예능 프로그램. 이수근, 천명훈, 박준형, 장수원, 딘딘이 출연했다. 첫 방송에서는 행사왕엔터테인먼트 사장 이수근이 멤버들을 모집해 행사에 도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장으로 변신한 이수근은 '숨은 돈 찾기'에서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출연자 대부분이 인지도가 낮거나 왕년의 아이돌 스타들이었다. 이수근은 실제 사장인 것처럼 이들에게 현실을 직시하라며 독설을 마다하지 않아 웃음을 만들어냈다.
이날 이세영은 "내가 최고가 될 수 있는 곳에서 행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지만 이수근은 "그럼 집에 가시라"고 응수해 반전을 선사했다. 또 "해변에 가고 싶다"는 박준형의 말에 "그렇게 하세요"라고 영혼 없이 답해 폭소를 유발하는가하면, 장수원에게 "립싱크 안 된다"고 일침해 웃음을 자아냈다.
'숨은 돈 찾기'와 '이달의 행사왕' 모두 스타 소장품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좋은 일에 쓰거나, 필요한 곳에 스타의 재능을 기부하는 '착한 예능'을 표방하고 있다. 다소 진지해 질 수 있는 두 예능은 이수근이라는 카드로 웃음을 잡고자 했고, 그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수근이 공익성과 웃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더욱 자주 시청자와 만날 기회를 얻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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