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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곽동연은 어떻게 '갓병연'이 됐을까.
극중에서는 궁녀들이 '김병연은 갓을 썼을 때 가장 멋있다'며 '갓병연'이라고 부르는 설정이지만, 최근 들어 시청자들은 또 다른 의미로 그를 '갓동연'이라 부른다. KBS2 판타지 사극의 기원을 썼던 '성균관 스캔들' 속 유아인 캐릭터에 필적하는 인기다.
사실 곽동연이 연기하는 김병연은 그렇게 특별한 캐릭터는 아니다. 이제까지 많이 접해왔던 '해결사' 캐릭터다. 남녀주인공이 위기에 놓일 때면 한걸음에 달려와 구해주고, 이들의 로맨스를 가로막는 장벽을 해결해주는 그런 조력자 역할이다. 하지만 김병연이 좀더 멋지게 시청자들에게 다가오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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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감정 연기는 곽동연의 강점이기도 하다. 데뷔작 '넝쿨째 들어온 당신'부터 멍청하지만 선량하고 속도 깊은 방장군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고 '장옥정, 사랑에 살다' '사춘기 메들리' '감격시대-투신의 탄생' '모던파머'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한번도 캐릭터나 장르가 겹치지 않았음에도 눈에 띄는 연기력을 뽐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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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연은 백운회에 대한 충성심과 이영에 대한 의리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항상 이영의 편에 선다. 앞서 동궁전 자객 습격 사건에서는 자객의 정체가 김병연일 것이라 의심하는 이영 앞에 나타나 목숨을 구해줬고, 홍라온이 백운회가 그토록 찾고 있던 홍경래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나서도 이영에 대한 의리와 홍라온에 대한 연민으로 정체를 함구한다.
11일 방송에서도 마찬가지. 홍라온의 정체가 밝혀지고 이영이 그를 지키기 위해 칼을 뽑으려는 순간, 김병연은 "세자를 살리고 싶다면 칼을 거둬라"라며 이영의 목에 칼을 겨눴다. 궁중 한복판에서 역적 가문을 돕는다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다. 하지만 김병연이 나서지 않았다면 이영이 그대로 칼을 들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홍라온은 물론 이영의 생사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홍라온을 죽게 방치한다면 이영은 무너져버릴 게 뻔한 상황. 이에 이영과 홍라온, 모두를 지키기 위해 김병연은 자신의 목숨을 내걸었다. "병연아"라고 이름을 부를 뿐 말문이 막힌 이영과 결단을 내린 김병연의 모습은 두말 필요없는 역대급 엔딩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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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역시 액션 연기다.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에서 보여줬던 맨몸 액션신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사극 액션으로 시선을 강탈하고 있다. 사극 특성상 양궁 검술 승마 등 일반 작품에서 접하기 생소한 액션이 주를 이루고 있음에도 조선 최고 실력자라는 캐릭터 특성에 걸맞게 자유자재로 터프한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곽동연의 매력에 그림자와 같은 존재였던 김병연 캐릭터 또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앞으로 곽동연이 또 어떤 연기로 시청자를 매혹시킬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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