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냉부해', 400개 레시피 위에서 쿡방의 건재함을 외치다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10-11 15:18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쿡방'의 열기, 냄비가 아닌 뚝배기처럼 오래 갈 듯하다.

JTBC 푸드 토크쇼 '냉장고를 부탁해'가 100회를 맞았다. 쿡방이 시들해졌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지만 '냉장고를 부탁해'는 여전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MC 정형돈의 하차, 출연자 논란 등 프로그램이라면 피할 수 없는 위기의 순간들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며 달려왔다. 비록 그 자체의 맛은 짜지만 요리의 간을 맞춰주는 소금처럼 '냉부해'가 한층 성숙한 쿡방이 되는 밑거름이 됐다. 100회와 더불어 11월에는 2주년도 앞두고 있다.

성희성 PD는 앞서 스포츠조선에 "여러 사건이 있긴 했지만, 많은 인원이 투입되는 예능 프로그램은 굳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여러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사람들간의 의견이나 방향성이 다를 수도 있다"라며 "그것을 조율하고 설득하는 것이 제작진의 역할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꼭 어떤 사건이 있지 않더라도, 항상 고민하고 힘들게 한 회 한 회 만들어가고 있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생기는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수정할 것은 빨리 수정하고 개선해서 나가는 것이 제작진의 일이고 숙명이 아닐까"라고 담담하게 100회 소감을 전했다.

또 앞으로 방향에 대해서는 "갑작스러운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라면서도 "사실 변화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반복되는 포맷이 시청자 입장에서 지루할 수도 있고 피로감이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진행이나 대결 방식에 변화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생각 중이고, 우선은 스페셜 셰프 제도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인물이 들어와서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거리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아울러 "좋은 부분은 극대화 시키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면서 가려고 한다"라는 각오를 덧붙였다.


한편, 10일 방송된 '냉장고를 부탁해'는 100회 특집으로 꾸며졌다. 최형진 이재훈 김민준 레이먼킴으로 구성된 도전자 팀이 등장, 셰프들과 1대1 대결로 긴장감을 조성했다. 셰프들이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냉장고 1위 성규, 만나고 싶지 않은 연예인 1위 김흥국이 게스트로 함께 했다.

100회를 지나오면서 셰프들의 손놀림은 더욱 노련해졌고, 그 맛은 더욱 깊어졌다. 100번이나 봐 온 15분의 대결이었지만 놀라움은 여전했다. 오히려 짧은 시간안에 재료를 파악해 요리를 구상하고 조리해 내는 셰프들의 모습은 도전자 팀과 비교돼 더 큰 경이로 다가왔다. 최현석 셰프와 이연복 셰프의 연이은 우승은 '냉부해'의 100회를 이끌어 온 셰프들의 품격이 재입증 된 순간이었다.


이날 대결에서는 '냉부해' 100회를 함께 해 온 셰프들의 저력이 다시 한 번 빛났다. 최현석 셰프의 요리를 먹은 김민준은 "이런 요리를 15분 만에 완성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도망가고 싶다"라며 셰프들의 기량에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짧은 시간 안에 섬세한 플레이팅에 맛까지 생생하게 살아있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도전자들에게는 경이로움이었다.

이연복 셰프 또한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튀김 요리를 15분도 채 안 돼 뚝딱 만들어 냈다. 제자 최형진이 촉박한 시간 탓에 손을 떨었던 반면,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요리를 여유있게 완성해 내는 이연복 셰프의 내공이 빛났다.

특히 극과 극으로 바뀐 성규의 냉장고는 쿡방의 무한 가능성을 또 한 번 입증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 재료가 빈곤하면 비곤한대로, 풍성하면 풍성한대로 탄생하는 이색 요리들은 앞으로 어떤 냉장고가 와도 레시피의 샘이 마르지 않을 것임을 엿보게 했다.

이처럼 '냉부해'를 통해 더욱 성장한 셰프들의 모습은 앞으로 펼쳐질 요리 대결을 더욱 기대케 한다. 또 계속해서 15분의 한계를 깨는 이들이 있는 한 쿡방 열풍도 식지 않을 전망이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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