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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그야말로 물오른 미모, 물오른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배우 지창욱이 마침내 우산 신으로 매력의 방점을 찍었다.
최유진의 고모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재산 싸움. 모두가 똘똘 뭉쳐 장학재단에 숨겨둔 최유진의 재산과 죽은 고모의 유산을 탐내고 있었던 것. 유족 회의를 빙자해 최유진의 손발을 묶고 그사이 장학재단에서 해임하려는 촌극이 펼쳐진 것. 이를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아니 상상보다 더 최악의 상황을 맞은 최유진은 김제하가 준 볼펜을 꺼내 상황을 알리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실수로 볼펜을 놓친 것. 갑작스레 끊긴 도청이 못내 신경이 쓰였던 김제하는 우산을 챙겨 유족이 모인 회의실로 진격했다. 김제하의 첫 번째 매력이 싹을 틔웠다.
이어 회의실을 에워싼 경호원을 우산 하나로 제압한 김제하. 때마침 터진 스프링클러로 굳게 닫힌 회의실 문이 열렸고 화제로 착각한 JB그룹 사람들은 허둥지둥 뛰쳐나갔다. 사장될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난 최유진은 천장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두려움과 분노에 휩싸였고 이내 모든 긴장감이 풀리는 듯 의자에 주저앉았다. 이런 최유진을 목격한 김제하는 성큼성큼 걸어가 우산을 씌워주고 나지막이 "걱정 마세요. 장학재단 이사회는 중단시켰으니까. 이제 그만 나가시죠"라고 말하며 안심시켰다. 두 번째, 매력이 봉우리 진 것.
김제하는 앞으로 걸어가던 최유진의 허리에 손을 올리며 "허리 펴요. 그리고 고개는 들어요. 적들이 보고 있으니까요"라고 머릿속이 하얘진 최유진을 깨웠다. 김제하 덕분에 각성한 최유진은 다시금 냉기를 뿜어내는 마녀로 돌아왔고 자신에게 미끼를 던진 이들을 향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섬뜩한 선전포고를 던졌다.
이날 지창욱은 지난 회 보다 더욱 파워풀한 액션, 섬세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를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었다. 특히 지창욱이 선보인 우산 신은 지금까지 봐왔던 우산 신과 차원이 다른 명장면을 빚어낸 것. 한 손에 우산을 들고 펼친 액션은 마치 영화 '킹스맨'(15, 매튜 본 감독) 속 콜린 퍼스를 떠올리게 할 만큼 화려했다.
우산이라는 좁은 공간이 주는 묘한 야릇함, 낭만, 설렘 때문에 로맨스 장르에서 자주 사용됐던 우산 신이 'THE K2', 지창욱을 만나 완벽히 진화한 셈. 영화 '늑대의 유혹'(04, 김태균 감독)을 통해 12년간 '우산킹'의 자리를 꿰찬 강동원도 잊힐 만큼 강렬했던 지창욱의 우산 신. 강동원에 이어 '우산으로 흥한 남자'의 계보를 이을 신흥 우산남이 탄생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 'THE K2'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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