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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나는 혼술이 좋다". tvN 드라마 '혼술남녀'는 하석진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그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클래식을 감상하며 혼자 술을 마신다. '퀄리티 있는 안주와 함께'. 극중 하석진에게 '혼술'이란 바쁜 일상을 마친 뒤 유일하게 혼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힐링타임'이다. 노량진 공시생들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혼술남녀'는 우리네 사회생활의 '웃픈' 현실을 그린다. 그저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위로하기 보다는 저마다 청춘의 복잡한 심리를 솔직하게, 그것도 아주 직설적으로 표현해 공감을 얻고 있다.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는 청춘에게 2014년 방송된 tvN 드라마 '미생'은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다. "시련은 셀프다" "버텨라. 밖은 지옥이다" 등의 명대사로 직장인들을 웃고 울렸고, 지옥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회사원들의 모습을 담아내 큰 공감을 자아냈다. '혼술남녀'의 공감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러한 호응은 음악의 단골 소재인 '공감과 위로'라는 키워드와 맞물려 또 다른 트렌드가 된 셈이다. 가요계 역시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주는 노래가 본격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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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발라드 열풍과 더불어 감미로운 멜로디라인과 진심이 담긴 가사는 힘들고 지친 모든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어준다. 더불어 바쁜 일상 속에서 더는 기댈 곳이 없다고 느껴질 때, 노래를 통해 조금 쉬어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공감을 사고 있다.
'위로를 받고 싶다'는 노래 속 메시지는 결국 '패배'가 아닌, '가치'를 발견하자는 공유의식에서 출발한다. 음악은 가장 짧은 시간에 강한 메시지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콘텐츠다. 다들 살기 힘든 상황인 만큼, 자신에게 위안을 주는 음악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중문화계의 위로 신드롬은 안전에 대한 불안, 경제 불황에 따른 불만, 사회에 대한 불신 등 이른바 '3불 시대'가 낳은 결과라고 진단하는 시각도 있다. 국가와 사회가 보호막이 돼 주지 못한다는 현실을 자각한 대중이 자연스럽게 위로 콘텐츠에 주목하는 것이란 의견이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불안함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은 대중문화 콘텐츠 속에서 '루저'가 되기도 하고 서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그 모습을 보고 함께 울고,웃으며 자신의 가치를 찾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힘든 세상에 '위로'는 사랑과 이별이란 주제보다 더 막강한 공감을 끌어내는 키워드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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