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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표현의 자유, 편견에 맞설 '서울 프라이드 영화제'가 가을, 관객을 찾는다.
특히 올해 '서울 프라이드 영화제'는 전년도 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아진 역대 최대 규모의 상영작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핀란드, 스웨덴, 오스트리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수엘라, 호주, 인도,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얀마, 그리고 대한민국까지. 전 세계 26개국에서 총 65편의 영화가 '프라이드 영화제'를 통해 관객을 찾는 것. 65편 중 월드 프리미어로 18편, 아시아 프리미어로 12편, 코리아 프리미어로 14편의 퀴어영화로 구성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 프라이드 영화제'의 두 번째 변화는 '코리아 프라이드'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을 신설한 것. '코리아 프라이드' 섹션은 '프라이드 영화제' 존재의 의미에 걸맞게 국내 퀴어영화를 더욱 주목하고 응원할 뿐만 아니라 초청의 폭을 확대하기 위한 신설됐다.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에서는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들을 감독, 배우, 국가, 주제에 따라 특별전 및 회고전을 열어 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성소수자는 물론 비성소수자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 '2016 서울 프라이드 영화제'. 올해 개막작은 '호수의 이방인'으로 2013년 까이에 뒤 시네마 톱1으로 선정,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알랭 기로디 감독의 신작 '스테잉 버티컬'이다. '스테잉 버티컬'은 늑대를 찾아 프랑스 남부를 여행하던 영화제작자 리오가 우연히 양치기 마리와 만나 아이를 낳게 되지만 그녀가 리오를 떠나버리고 이후 혼자 아이를 돌보다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및 퀴어종려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폐막작은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마일스 요리스-페이라피트 감독의 '애즈 유 아'다. '애즈 유 아'는 1990년대 세 명의 10대 청소년들의 우정과 갈등을 그린 성장영화다. 마일스 요리스-페이라피트 감독의 데뷔작인 '애즈 유 아'는 영화 속 내내 긴장감을 불어넣는 신인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기자간담회에서 김조광수 감독은 "올해 '서울 프라이드 영화제'는 '서울 프라이드 패스티벌'로 규모를 확장했다. 영화제를 떠나 축제 형태로 선보이고 싶었다. 사실 지난해 '다이빙벨'(15, 이상호·안해룡 감독) 사건 이후 충무로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섹션을 만들어 퀴어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나라 영화들이 성적표현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다. 성기노출이 안되거나 정사신에서도 제약이 많다. 그런데 우리 영화제의 영화들은 그런 부분에서 파격적이고 자유로운 작품들이 있고 관객이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김헌 감독의 '어느 여름날 밤'이 이런 지점에서 신선함을 안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사회적인 편견도 우려가 되는 부분 중 하나이지만 이를 깨는 것 역시 우리 영화제의 목표이기도 하다. 일단 영화제인만큼 씨네필을 대상으로 접근하려고 했고 씨네필 중에 약간의 편견이 있는 사람들에게 작품성 있는 영화를 선보임으로서 벽을 허무는 영화제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작품성 위주로 영화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과거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를 많이 선보여 편견을 허물려고 했지만하기도 그것도 쉽지 않았다. 일단 성소수자 영화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이 있으면 안 보려는 심리가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쉽지 않은 부분이 많더라. 영화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이제는 관객도 영화의 완성도에 따라 영화제를 판단하는 시대가 왔다. '서울 프라이드 영화제'로 편견의 장벽을 넘어보고 싶다"고 답했다.
편견에 맞선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프로그래머. 두 사람은 올해 '서울 프라이드 영화제'의 꽃으로 코리아 프라이드 섹션을 꼽았다. 코리아 프라이드 섹션은 우리나에게서 새롭게 제작된 퀴어영화를 집중적으로 발굴하고 소개하는 부문이다. 무엇보다 올해 코리아 프라이드 섹션에는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이사가 직접 제작 지원한 작품이 상영돼 이목을 끈다. '두 유 테이크 디스 캣?'(장윤주 감독)을 필두로 '새벽은 짧다'(김승주 감독) '질투는 나의 손님'(김게이 감독) '못난이들'(조영찬 감독) '여왕의 집'(임규리 감독) 등이 제작 지원을 받은 영화다.
김승환 프로그래머는 "5명의 감독에게 제작 지원을 했다. 네 번째 제작 지원이며 지난해까지는 지원금을 주는 방식이었지만 올해부터는 감독과 함께 기획하고 연출 교육을 해주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명, 촬영장비 대여는 물론 후반 사운드 믹싱 등 지원했고 그 결과 만족스러운 작품들이 탄생했다. 신인 감독을 발굴해서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8주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다들 용케 작품을 만들었다. 5명의 감독 중에는 성소수자 감독도 비성소수자 감독들도 있는데 새로운 기회를 준 것 같아 나름 의미가 있다"고 웃었다.
한편, '2016 서울 프라이드 영화제'는 전 세계 26개국 총 65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올해 개막작은 알랭 기로디 감독의 '스테잉버티컬'이, 폐막작은 마일스 요리스-페이라피트 감독의 '애즈 유 아'가 선정됐다. 오는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CGV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 개최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2016 서울 프라이드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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